안녕하세요. 제천간디학교에서 인권운동 사랑방에 3달 동안 인턴십을 한 은형근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사랑방에서의 인턴이 벌써 끝을 바라보고 있네요. 작년에 소은도 활동가의 편지를 격월로 두 번 쓴 것을 미리 알고 있었어요. ‘설마 나도 두 번 쓸까....?’ 싶었는데 역시 다시 한 번 더 쓰게 되었습니다.^^
뭔가 이것저것 많이 한 거 같긴 한데 일일이 다 쓰면 너무 길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들을 적어보고자 해요.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으라면 세월호 인권실태 조사단 진도 어민 팀에 임시로 합류하게 되면서 진도에 내려갔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진도에선 서거차도, 동거차도를 갔고요. 총 4분을 인터뷰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많은 분이 피해를 받았지만 진도 어민 분들의 피해와 상처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어민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다가 날씨가 안 좋아서 배가 안 뜨는 바람에 하룻밤을 더 섬에 있게 되면서 같이 갔던 활동가님들 이랑도 마치 소풍 온 것처럼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행히 그 다음 날은 배가 뜨면서 무사히 육지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죠.
월담 활동도 종종 거들어 했습니다. 저도 안산 공단 노동 현실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도 없고 그래서 잘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관련 자료도 읽고 선전전도 하고 문화제도 하고 하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문화제는 두 번 선전전은 5번 정도 함께 했습니다. 문화제 때는 저는 주로 벼룩시장 부스를 지켰는데요. 가격이 워낙 싸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줘서 재밌었습니다. 처음 3월 문화제 때는 좀 쌀쌀해서 가만히 있다 보니까 추웠는데 4월에는 많이 따듯해져서 더 좋았습니다.
선전전은 처음 할 때는 막 부끄럽기도 하고 사람들한테 말도 잘 못 하고 그랬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적극적으로 변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론 영화제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마로니에 공원에서 20회 서울 인권 영화제가 열렸어요. 저도 올해 영화제 자원 활동가로 활동했었는데요. 야외 행사는 날씨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다행히 날씨도 좋아서 영화제가 무사히 잘 끝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보 유닛 분들이 홍보를 잘하셨는지 관객 수도 제 생각보다는 많았고요. 저도 관객과의 대화를 한번 진행했는데 관객분들이 적극적으로 질문도 해주셔서 진행하는 저도 참 즐거웠습니다. 서울 인권 영화제는 자원 활동가의 역할도 많고 그래서 그만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 제가 원래 적극적이고 이런 편이 아니라 다소 소극적으로 참여한 것 같아 다른 활동가님들한테 죄송스런 마음도 드네요.
처음 사랑방에 오려고 했던 이유가 인권운동이 뭘 하는 건지, 인권 활동가들은 어떤 생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아직 완벽하게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감은 조금 잡은 것 같아요.
저는 6월 9일에 공식적으로 인턴십이 끝납니다! 그동안 즐거웠고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