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후원인 인터뷰

대한문에서의 ‘회동’, 기억에 남을 듯

김민혜 님을 만나다

9월 28일 ‘회동’을 마치고 회동에 참여하셨던 후원인 중 한 분과 부랴부랴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사실 당일 너무 정신없어서 후원인들과 제대로 인사도 못했다. 그 날 일찍 오셔서 부스 설치부터 함께 하신 김민혜 님을 추천받아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정성껏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민혜 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 후원인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늘 머리로는 자유로운 삶을 꿈꾸지만 몸은 현실에 묶여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는 김민혜입니다.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아 인간관계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회의 변화에도 깨어있고자 합니다. 요즘엔 낯설음과 낯가림을 극복하기위해 노력 중입니다.

◇ 사랑방 후원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셨나요? 사랑방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신 건지^^

십여 년 전인 2000년대 초, ‘인권운동사랑방’이란 이름과 그 이름에 맞는 운동을 해오는 모습에 이끌려서 후원을 시작했고 몇 년 동안 그야말로 후원 아닌 후원만 하고 소식지 한 장만 받아보는 게 전부인 내 자신이 답답해서 후원을 중지했습니다. 그렇게 십 년을 지켜만 보다가 이제는 내가 먼저 다가가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 작년부터 다시 후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9.28 회동에 참석하셨는데요, 이번 회동에 어떤 기대가 있으셨나요?

이십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의미가 저에겐 남달라서 설렘과 기대가 컸어요. 사랑방이 창립된 1993년은 제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때였고, 사랑방 10주년 무렵에는 처음 후원을 하게 되었고, 나름 방황과 혼란의 시기를 보내다가 이십 년이 되어 다시 조금은 철이 든 모습으로 돌아와 인연을 맺게 되었으니까요. 이십 년의 세월을 보내고 스무 살 성인이 되어서야 다가서 마주하게 된 관계랄까…….

◇ 비가 왔음에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고맙고, 그런데 너무 추워서 죄송스러웠습니다. 그 날 행사에서 기억에 남았던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꼭 무대에서 있었던 일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부스 설치하고 무대 준비할 때부터 있었는데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대한문, 그 곳에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고요, 여전히 계속 같은 시간에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미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인권운동사랑방의 20주년 회동이 시작되었지요. 지금 우리 사회의 아픔이 있고, 저항의 목소리가 있는 곳, 대한문에서 사랑방의 행사가 활동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아마도 오래도록 비 내리는 쌀쌀한 저녁의 대한문에서 회동이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 혹시 그날 회동 책자는 읽어보셨나요?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행사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할 듯해서, 나름 20주년의 논의들과 사랑방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 만들어봤거든요.

사랑방 활동가들이 작년부터 이십 주년을 준비하면서 많이 고민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결실이 회동의 ‘조직책’으로 전해져서 기쁘고 소중한 마음으로 잘 읽었어요. 책을 통해 사랑방의 이십 년을 한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사랑방과 함께 하는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사랑방 활동가들의 사회변혁에 대한 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사랑방이 회동에 모인 분들과 나누고 싶었던 고민은 세상을 바꿔보자는 포부를 다시 갖자, 그러기 위해 인권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언어가 되고 다른 관계, 행동을 만들어내는 촉발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여서 움직이는 계기로서의 인권을 위해 사랑방 스스로도 사람들 속으로 더 들어가겠다, 정도일 듯합니다. 어떤 느낌이신가요?

‘인권’이란 말이 낯설었던 시절부터 사랑방에 모인 사람들이 다함께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해 먼저 한 사람 한 사람의 권리가 존중되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몸으로 실천하면서 내디딘 발걸음을 기억합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하게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세상,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감싸 안으며 행복할 세상을 향해 꿈꾸며 회동을 준비한 활동가들을 보았습니다. 인간의 진정한 권리를 위해 사람들 깊숙이 들어가 함께 숨 쉬고 손잡고 고민하며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사랑방의 내일을 기대합니다.^^

◇ 너무 회동 이야기만 했는데, 사랑방의 장점 하나와 단점 하나만 이야기해주세요.

장점과 단점을 하나로 얘기해 볼게요. 사랑방의 이름이 주는 친근감과 누구나 드나들며 얘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주는 편안한 느낌이 좋아요. 반면에 언덕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교통도 불편하고 접근성도 떨어져요. 일이 많아 바쁜 사무실 분위는 낯가림이 심한 저로서는 아직까지 다가서기가 좀 어색하고요.

◇ 마지막으로 사랑방에 바라는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십 년을 꿋꿋하고 치열하게 걸어온 사랑방,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 사회에 건강한 모습으로 저항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차별 받는 이들에게 손 내밀며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정성껏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민혜 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