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월담이 2015년에 어떻게 지냈는지를 돌아보는 월담보고회를 했어요. 월담 활동을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느라 사진도 찾아보고 소식지도 찾아봤어요. “1월 23일 월담보고회, 2월 거리상담소, 3월 문화제 시작, 4월 반월시화공단 노동환경 실태조사, 5월 최저임금 1만원 공단 서명운동, 6월 노동자권리수첩 제작 및 배포, 7월 중간평가 및 활동계획 수립 엠티, …… 9월 반월시화공단 인권침해 면접 조사팀 구성 및 활동, 10월 담벼락교실, 12월 노조하자 캠페인 …….” 그러면서 느낀 것은 참, 열심히 달렸구나!
돌아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먼 거리의 안산까지 오가느라 보낸 시간 때문이기도 하고, 고생한 만큼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또 깨달은 건 계속 달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열심히 달리다 보면 우리의 자리에 있는 거리풍경도 놓치고 길을 잘 들어선 건지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가끔은 뜀박질을 멈추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기도 하죠. 성급하게 활동에 대해 실망하지는 않겠지만 막연한 기대만으로 활동해서는 안 되겠다고 새삼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2016년 활동을 같이 기약해준 사람들
이번 월담보고회는 안산시청 근처에 있는 양지돌봄센터의 강의공간을 빌려서 월담보고회를 했답니다. 초대한 사람들이 많지 않은 만큼 준비된 다과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잡았어요. 어색함을 풀기 위해 독특하게 서로 인사를 나눴는데 다들 처음에는 쭈뼛쭈뼛^^. 사회자가 왕이라고 세간에 화제가 된 ‘응답하라 1988’에 나온 개그 유행어로 인사하라고 시켰거든요. “아이고~ 미숙동지 반갑구만. 아이고~ 명숙 동지 반갑구만. 반갑구만, 반가워요.” 이런 식으로 인사하다 보니 서로 웃고 금세 친해진 거 같았답니다.
인사를 마치고 월담이 어떤 일을 했는지 말하고 나니 월담 활동을 응원해주러 온 분들이 덕담을 해주었어요. 듣다 보니 덕담이 공동사업 제안처럼 들리기도 했어요. 보고회에 와준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동자가 많이 사는 안산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보자고 했고, 청년유니온 활동가는 서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의 활동을 보고 배우자고 했어요. 그 외 여러 초대손님분들도 월담이 이렇게 활동을 많이 했냐며 힘이 될 수 있는 걸 찾아보겠다고 했지요. 그런 얘기를 들으니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만남의 장, 교류의 장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고회를 풍성하게 하는 건 말만이 아니라 주변 소품이 아닐까 싶어요. 1년 활동영상도 만들고 보고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월담로고 배경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답니다. 참여자들이 쉬는 시간 틈틈이 월담 로고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2016년에 월담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덕담과 소망을 썼는데 내용은 비슷했습니다. “월담이 시끌벅적했으면 좋겠다, 쥐 나오는 사무실을 벗어났으면 좋겠다, 중소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 소망들을 현실로 끌어오려면 올해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겠다 싶네요. 물론 숨은 돌리면서요. 더 짧은 보고회를 마치고 함께 뒤풀이를 하며 다음을 기약했답니다. 여러분 올해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