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활동가의 편지]를 통해 처음 인사드리네요.
저는 제천간디학교에 재학 중이고, 사랑방에서 앞으로 약 3개월간 같이 활동할 최소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께 인사를 드리는 게 아직 어색하네요ㅎㅎ)
지금은 첫 인사인 만큼 가볍게 제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우선 제가 어떻게 사랑방에 오게 되었냐면, 학교 교육과정인 인턴쉽을 통해 오게 되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어디로 가야할까, 내가 뭘 해야 할까 고민하듯 저도 인턴쉽 계획발표를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었죠. 그렇게 고민하다 사랑방으로 오게 된 건 선생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선생님이 말해주시는 것도 들어보면서 이곳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딱 듣자마자 끌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저는 다른 활동가 분들에 비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어요. 심지어 집도 지방이라 다른 친구들이랑 방을 구해 살고 있는데 서울은 사람도 훨씬 많고 정신도 없고. ‘사랑방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잘 할 수 있을까, 민폐만 끼치진 않을까,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서울에서는 어떻게 지내야 하나’ 등등 처음으로 같은 한국 땅에서 향수병이 걸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었죠. 그렇게 걱정을 한 아름 안고 인턴을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나요?
사랑방 식구들이 소심하고 숫기 없는 저에게 말도 걸어주시고 처음 본 활동가 분들도 관심을 가져 주셔서 지금은 조금씩 적응 하고 있답니다.
처음 사랑방에 와서 인권오름에 실리는 <인권으로 읽는 세상> 기사를 봤어요. 그 전까지는 인권이나 사회에 대해 관심이라고 해 봤자 여러 가지 사건들이 터질 때 마다 인터넷 기사 올라오는 거 보거나 가끔 학교에서 같이 가는 시위 가는 정도였던 저는 여러 의미로 이곳에서 신세계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머리 쓰는 것 보다 몸을 쓰는 걸(열심히 움직이는) 더 많이 한 저로서는 많은 기사를 봤지만 처음에는 이해가 안 돼서 한 기사를 계속 붙잡고 보기도 했어요.
특히 ‘종북 매카시즘, 광풍이 불 때 어디를 볼 것인가?’, ‘유신헌법 53조에 침묵하는 헌법재판소, 그 존재 이유를 묻다’ 이 기사들을 더 오래 본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들어본 적도 없었고 찾아본 적도 없었던 내용이었거든요. 북한, 종북 관련 얘기나 유신헌법에 관련된 얘기나...... 한마디로 정말 처음 보는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종북, 매카시즘,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등 모르는 단어나 내용들을 찾아가면서 읽기도 했어요.
그렇게 다양한 기사를 읽다보니 처음으로 든 생각은 내가 그동안 인권이라는 것을 너무 좁은 범위에서 바라보고 있었구나 였어요. 인권이라는 것에 관심은 있었지만 사회 소수자들이 침해받고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죠. 하지만 인권은 굉장히 넓은 범위 안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고 인권이 생각보다 많은 것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을 겪었어요.
그리고 인권활동가대회도 다녀왔어요.
걱정했던 것보다 재미있는 일정도 많아서 좋았고 다양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 뿌듯한 일정이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느꼈던 건 아직 모르는 게 많구나,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해야겠다 였어요.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지만 최대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두서도 없고 감동도 없는 제 주저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서히 봄이 다가오는 것 같은데 여러분들도 밝은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