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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철회

이번 달에는 내 인생의 철회 를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바람소리

철회... 사실 말만 들어도 좋은 이야기는 아닌 듯하지요. 뭔가 잘못되었기에 '철 회'라는 입장을 내놓는 것이니까. 그래도 철회하면 잊을 수 없는 것은, 작년에 했던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철회' 운동이에요(사실 그게 슬퍼요ㅜㅠ) 더군다나 6월, 7 월을 철회투쟁으로 다 보냈으니…….

현병철 연임반대운동이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제 생각에는 아마도 인디스페이스에서 현병철이 용산을 다룬 영화 '두개의문'을 보지 말라고 쫓아낸 사 건인 듯해요. 함께 볼 수 없었던 관객의 공분이 불러일으킨 사건이니까. 전 우연히 그 자리에 피켓을 들고 갔는데 ^^ 역시 사건은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적인 게 섞여 있는 거 같아요~

그래도 아직 현병철은 인권위원장을 하고 있고…. (역시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 봐요) 어쨌든 그래서 철회투쟁은 힘들고 재미없다는 결론!

세주

철회. 사실 내뱉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철회할 것이 있었나 싶지만 대학 초에 했던 발언이 있다. 사실 철회까지 할 정도의 발언은 아 니라고 생각 하고, 지금도 그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세상 사 람들이 모두 '믿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되는 말이자, 우리 사회의 프레임을 형성하는 중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ㅡㅡ;;(설이 길다…) 그때 이후로 10 년을 더 살아보니 혹시 철회해야 하는 발언이 아닌가 싶기도. 아직은 좀 더 확인 해봐야겠다.

그리고 여러 생활을 해서 그런지 요새는 마음에 없는 말을 해야 할 때 가 있는데. 그럴 때 마다 그것들은 다 철회하고 싶다. 내뱉기 전에 이미 그런 말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는 경우 가 있다. 다 철회 하고 싶은데 이것들은 또한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한 번에 철회할 것이다. 반드시.

ㅎㅊ

개인적으로 절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만한 이야기....

후보 철회. 여기까지!! 더 이상은 비밀이에요ㅋㅋㅋ

유성

충분한 숙고 없이 발언했다가,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지레 겁먹어 철회하는 일이 가끔 있다. 발언은 꼭 숙고 끝에 하고, 한번 질렀으면 충분한 비 판적 검토가 이루어질 때까지 철회하진 말아야겠다. 이런 재미없는 일기장 반성 문을 여기다 쓰는 건 철회할까 하다, 숙고 끝에 그냥 두기로.

미류

문득 떠오른 기억. 2009년 인권영화제를 청계광장에서 열려고 했는데 서울시 시 설관리공단이 허가를 철회했다. 그것도 개막식을 사흘 앞두고. 우리는 숙고 끝에 청계광장에서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개막 을 하루 앞두고 공단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우리는 이미 마음을 먹었으므로 들을 얘기도 없었지만 저쪽의 간곡한 요청에 만나러 갔다. 가서 들은 이야기는 "영 화제를 열 수 있도록 해드릴 테니 다시 신청해주십시오." 다시 신청만 하면 안정적 으로 영화제를 열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는 청계광장을 사용하고 싶다는 신청을 철회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 공단의 잘못을 만 회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신청을 철회했던 것처럼 다시 신청을 할 수는 없었다. 재신청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오는데 심란했다. 과연 재신청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하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 입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곧 알 수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공단에서 자신들의 허가 취소를 철회하고 다시 사용신청 승인 공문을 보낸다는 연락을 받았다.

철회해서는 안 될 것들이, 세상에는 있다.

정록

생각나는 철회는 두 가지가 있는데, 차마 여기서 말은 못하겠다 ㅎㅎ

보통 철회 투쟁이나 반대 투쟁들을 많이 하는데, 철회보다는 반대에 더 마 음에 갔던 듯하다. 항상 가능성 없는 투쟁들을 많이 해서 그런지, 내 신심이 부족해서 그런지 철회 될 거라는 기대를 많이 해 본 적이 없다. 철회를 외쳐 도 반대와 크게 다르지 않게 외쳤던 기억들....

대한문 쌍용차분향소를 강제 철거한 바로 다음날 중구청에서 절차도 제대로 안 밟고 CCTV를 설치하려다 항의 받고 다시 떼 갔다. 중구청은 규정되어 있는 의견수렴 기간 거쳐 설치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미 인근에 CCTV가 많고, 도심 한 가운데라 상시적으로 경비 인력도 많이 배치되는데 굳이 CCTV를 새로 설치 하는 것은 대한문에서 집회시위를 감시하겠다는 의지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했다. 화단을 포함하여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 해서 별 신경 안 써도 되겠지 잊고 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의견제출 마지막 날이었던 4월 25일 급하게 CCTV 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몇몇 단체와 개인들에게 받아서 중구청에 보냈다. 중구 청에서 CCTV 설치를 한다고 예고했던 26일 재검토한다는 기사가 떴다.

'철회'가 아니기에 끝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결국 어제 중구청에서 다시 CCTV를 달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 대한문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CCTV 설치 반대 서명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이 설치를 '철회'시킬지 한동 안 내 화두가 될 일이다.

승은

내 인생의 ‘철회’라는 말을 들으니, 동생이 육아로 인해 직장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출산휴가를 쓰고 복귀를 앞둔 시점이었다. 휴직을 할 지 일터로 복귀할지 참 많은 날들을 몇 가지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하다가 일단 복귀로 가닥을 잡고 복직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당시 나는 복귀를 반대하면서 동생을 설득했고 결국 동생은 복귀를 철회했다. 복직과 복직철회를 하던 그 시간 동안 마음 졸이면서 상황을 지켜봐야했던 날들이 나에겐 참 힘들었다. 각종 보육 정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막상 육아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참 먼 이야기기라고 느 껴지는 것은 나만은 아니겠지요?

아그대다그대는 작은 과일이 조발조발 열린 모양이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