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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다이어리(수첩)

12월에는 ‘내 인생의 다이어리(수첩)’을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녹우

메모는 곧잘 하지만 수첩은 잘 안 쓴다. 서체가 커서 수첩 메모 칸을 쓰려면 답답하다. 지금도 수첩 메모 칸에 자잘하게 글자를 써넣는 사람들을 보면 감탄스럽다. 그 모습이 내 눈엔 쌀알에 글자 새겨넣는 것처럼 보인다. 시골 내려갔을 때 언젠가 떠들어본 엄마 수첩이 기억난다. 엄마는 초등학교 1학년 다니다 말아서 못 읽는 글자가 있다. 그래선지 아는 초중성 낱자를 이리저리 조합해 엄마 식대로 표기해놓으신다. 옥시기(옥수수), 고동어, 메르치(멸치) 뭐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고. 연필에 침 발라가며 골똘히 적는 엄마 모습 지금 생각해도 귀엽다.

세주

다이어리.보다,...수첩,일기라고 해야 좀 와닿는것 같다. 어릴때부터 수첩을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는걸 좋아 했는데 언제부턴가 써야할 내용이 많아지고 글쓰는게 불편해지면서 수첩 안가지고 다녔다. 일기도 안쓰고..(손이커져서 그랬던듯.) 그러면서 뭔가를 까먹게 되는 일도 많아졌고... 요새는 까먹어도 그러려니 하고 산다.-_-;
아 그리고 중요한걸 모아놓은 나의 파란색 다이어리!!(진짜 다이어리라고 씌여 있었음) 나도 대학와서 잃어 버렸다. 중도에서..고등학교+1년 간의 기록들이 다 담겨 있는건데.ㅜ.ㅜ 가져간 사람은 가져가자마자 버렸을듯....ㅜ.ㅜ이때부터 안가지고 다니게 된것같음...
지금은 일정들은 나의 핸드폰에 다들어가 있고 가끔 끄적이는 것들은 컴터와 지메일 계정에 있다. 요새는 인터넷이 안되는 곳이 거의 없다보니. 바로 내계정으로 쏘는데.... 나름 유용 하지만. 갑자기 이게 몽땅 날라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가끔 들기도 함. 보안 걱정도 되고..

바람소리

다이어리를 쓰고 난후 기억이 더 나빠진듯해요. 예전에는 일정을 다이어리에 쓰지 않아도 기억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아니면 나이가 들어서인지...^^) 좋고 이쁜 다이어리를 사는 것에 돈을 쓰기를 싫어하는 타입이라, 연말이면 여기저기 무료로 나눠주는 이쁜 다이어리없나 두리번거린답니다. 이쁘고 실용적인 다이어리가 있으신 분은 사무실로 보내주세요. (참고로 저는 작은 다이어리를 선호합니다.ㅎㅎ)

미류

나는 속지를 갈아끼울 수 있는 다이어리를 쓴다. 덮개가 닳을 때까지 쓰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는 않더라는... 첫 다이어리는 대학 1학년 때, 오래오래 쓰려고 큰 맘 먹고 샀다. 그 전에는 작은 수첩 같은 데에 손으로 달력을 다 그려서 쓰기도 하곤 했는데 뭔가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그러나! 1년도 못 쓰고 잃어버려서, 심지어 과외를 해서 받은 월급이 담긴 채로 잃어버려서, 완전 속상속상. 그리고 나서 한참은 다이어리를 따로 사지 않고 다시 작은 공책에 손으로 달력도 그리고 이것저것 채워넣으면서 썼다. 그러다가 공책에 줄 하나 그을 여유가 안 생겼던 해, 다시 다이어리를 하나 샀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산 다이어리 세 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갈색 가죽의 은근하면서도 세련된 맛이 있는 것, 오래 쓰면서 시간의 때가 곱게 묻어간 다이어리. 그러나!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서울광장에 차린 천막농성장에서, 다이어리가 든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ㅜ,ㅜ 이때 계속 다이어리를 써야 하나 고민 좀 했다. 하지만 이미 다이어리에 익숙해져서 없이 살기가 어렵더라. 일주일 단위로 메모할 수 있는 것도 할 일이나 일정 챙기기 편하고 그날그날 작은 단상들을 남겨둘 여백도 생기고. 그래서 다시 샀다. 아니, 선물받았다. 이번엔 정말 오래 써야지. 어쨌든 해가 바뀔 때마다 다이어리 속지들을 빼서 서랍에 꼬옥 넣어둘 때, 한 해가 저무는 걸 실감하게 된다. 다이어리야, 제발 나를 떠나지 마~~~

돌진

나는 일정 관리 및 여러 메모를 위해 수첩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일정을 잡을 때도 수첩이 없으면 잡을 수가 없을 정도다. 누구처럼 수첩에 일기를 쓴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1년 동안 수첩을 쓰고 나면, 달력과 메모지 군데군데엔 내가 지나온 길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내 삶의 기록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한 해 동안 쓴 지난 수첩은 가급적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편인데, 2~3년 지난 수첩을 뒤적거리면 나의 과거가 함께 묻어있다는 느낌이다. '아, 이때 이런 일을 했고, 이런 일이 있었지...'
여행을 가면 수첩에 부지런히 일기를 쓰는 편이라 여행에서 함께 한 수첩은 특히나 소중하다. 그런데 여행 가서 수첩을 잃어버린 적이 딱 한 번 있다. 10년도 더 전에 유럽여행을 갔다가 그때도 부지런히 수첩에 일기를 썼는데, 이탈리아에서 수첩을 딱 잃어버리고 만 거다. 내 유럽여행...그때 난 유럽여행을 통째로 잃어버린 것 같다. 그 상실감을 잊을 수 없다.ㅠㅠ

매년 다이어리를 사서 쓰는 편이에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다이어리란 건 정말 일기였는데, 그 이후에는 다이어리는 그저 일정 체크용으로 쓰고 있는 듯. 갈수록 감퇴하는 기억력에 내가 보냈던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뭘 했나, 뭘 먹었나 이런 걸 단어로라도 쓰는 편인데, 아주 간혹 옛 다이어리를 보면 아 이 때 내가 이랬구나 기억이 묻어나 묘한 기분이 들어요. 낯간지럽지만 중학교 땐가는 안네의 일기를 보고 'J'라는 가상친구를 두고 편지일기를 썼었어요. 나름 낭만적인 사람이었는데 왜 이렇게 삭막해졌나 싶네요. ^^:

초코파이

대학 때부터 다이어리를 썼는데 사실 사도 특별한 걸 쓰는 건 아니었는데 왠지 다이어리를 들고 있으면 무언가 정리된 듯한 안정감을 느꼈던 듯. 그런데 내 건망증이 하늘을 찌르는지라 늘 여름만 되면 잃어버려서 한 해에 다이어리를 2~3개씩 사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연말에 내 솔메이트가 다이어리를 하나 사주었다. 안을 열어보니 ‘이 것만은 잃어버리지마^^’. 뭐 이런 내용의 엽서가 담겨 있었다. 그 다이어리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잃어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있다.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