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다소 생소하고 낯선 경험들. 어찌할 바를 몰라 어리버리한 상태의 연속입니다. 상임 활동가가 되고 나서 인권하루소식 기사를 몇 번 썼습니다. 그저 간간이 인권하루소식 기사를 읽는 처지였을 때에는, 새벽을 맞으며 사무실을 지키는 인권하루소식 담당 활동가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매일 아침 활자화되어 드러나는 인권하루소식 기사가, 활동가들과 어떤 상호작용을 거쳐 나온 결과물일지는 생각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현장을 분주히 뛰어다니고, 관련된 문서들을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진심으로 고민하고 주관을 견지해 나가고... 더욱이 이를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언어로 풀어내는 일. 정말 인권하루소식 기사를 잘 쓰려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권 운동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인권교육의 튼실한 지반이라는 생각도 해 봤구요. 제대로 인권하루소식 기사를 쓰기 위해서 필요한 저 내공들을 언제 쌓을까 싶은데, 이제 손을 잡았으니 앞으로 차차 나아지겠지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발걸음을 뗍니다.
왜 사랑방에 들어오기로 결심을 했을까? 사랑방 성원들을 비롯하여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듣는 으레 자연스러운 물음인데, 인권운동이 무엇인지 생활 속에서 느끼고 고민해 본 경험이 부족한 저로서는 이에 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인권’이 아우를 수 있는 도량이 넓은 듯 해서 그만큼 운동의 가능성, 새로운 상상력을 제약하는 갖은 걸림돌을 넘을 수 있는 철학이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을 합니다. 운동을 삶과 결부시켜 계속 해 나가고 싶다, 해 나가야겠다는 아직은 얼얼한 생각들을 이제 막 구체적으로 실천해 가는 중이라서 그런지, 무어라 말하기가 겁이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영상을 매개로 하는 인권운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한 영상운동에 인권운동이 실천적으로 개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인권운동, 영상운동 등 각 영역의 주체들에게 다소 상이하게 다가오는 합의되지 못한 개념이 주는 모호함이, 소통을 하는데 현실적으로 장애가 되기도 하지만, 아직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영상운동과 인권운동의 친밀한 만남을 만들어 나가는 게 이제 운동을 시작한 제 꿈이라면 꿈입니다.
현장에서 문득문득 느끼는 뜨거움을 긴 호흡으로 내재화시키면서, 메마른 땅에 깊숙이 발을 디디면 겪을 수밖에 없는 갑갑함을 몸으로 견뎌야 하는 일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지만, 이제부터 찬찬히 계속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