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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전기

이번 달에는 내 인생의 전기 를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ㅎㅊ

영등포에 4~5년정도 혼자 살면서 한달에 전기요금이 3천원씩 나왔어요. 사람들은 어떻게 전기를 그렇게 안쓰냐, 다른집에 전기요금이 가는거 아니냐고 엄청 물어 봤는데. 사실 저도 이유를 알순 없었어요. 최근에 은평으로 이사온 후 집 평형이 커져서 인지 전기요금이 조금더 나오고 있어요. 그럼에도 한달에 5천원....뿐이라는 함정이 있지만요ㅋㅋ뭐 제가 전기요금이 안나오는 이유를 물으신다면 전 간단히 말해줄 수 있어요.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버리세요. 그리고 플러그란 플러그를 출근할 때 다 뽑꼬 나가세요." 이렇게 살면 저처럼 살 수 있어요. 유용한 생활정보죠??

정록

언제부턴가 플러그를 열심히 뽑게 됐다. 그러다가 똑딱이 멀티탭이라는 '도구'를 알게 되고 수고로움을 많이 덜었다. 낑낑대며 안 뽑고 우아하게 딸깍!

바람소리

저는 어렸을 때부터 허황된 생각을 많이했어요. 만약에 미래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지구의 모든 문명이 사라지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지?' 하고 말입니다. 에디슨 같은 과학자가 살아남아서 전기 등을 만들수 있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존하지하는 고민들... 그러니 누군가는 전기를 만드는 법을 익혀야 하고, 집에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를 만들수 있는 장치나 설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만큼 전기가 없는 세상을 저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전기없이 돌아가는 냉장고, 컴퓨터, 형광등은 상상하지 못했어요. 사실 전기가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익숙해진 일상을 벗어난 상상이 부족했했던 탓이지요. 그런 점에서 삶을 바꾸지 않고 에너지 과잉 소비의 시대를 바꾸기는 힘들거 같아요.삶을 바꿔야 상상이 들어올 여지도 생길테니까요. 전 전기를 매우 잘 아끼지만 말입니다. 문명보다는 자연에 익숙한 삶, 사고를 해야할 때인거 같네요.

밀양 송전탑 투쟁에 대해 알게 된 후에도 사실 별 생각이 없었어요. 5월 공사 강행 과정에서 다른 대안도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환경단체들이 마련한 토론회에 참여했어요.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근본적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굳이 국회에서 한 만큼 주민들의 생사가 달려있는 이 문제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할 나랏님들이 알아주길 바라고 왔는데 얼굴조차 비치지 않는 것에 속상한 마음을 얘기하던 대책위 분의 이야기가 가슴에 박혔습니다. 밀양을 간 것은 손에 꼽지만,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송전탑이 달라보이게 되었네요. 서울에서는 웬만하면 보기 어려운 송전탑들이 서울은 조금만 벗어나도 길 한 가운데 툭툭 박혀있는 것을 보면 정말 불공평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밀양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책자 제목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에 끄덕이게 되고요.

이런 생각들을 하던 중에 지난 장마기간 사무실이 누전되는 일이 있었어요. 월요일 아침 컴퓨터 작업도 해야 하고, 복사도 해야 하고 꽁꽁 손이 묶여버렸죠. 점심 당번은 밥을 해야 하는데 밥솥이 나가고 어두컴컴한 부엌에서 애를 먹었네요.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막상 현실로 닥치니 막막하더군요. 그만큼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조금 불편하게 지내는 방법들을 실제로 일상 속에서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과 몸이 조금은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 말이에요.

미류

초등학교 4학년 때쯤이었나. 집에 혼자 있는데 정전이 돼서 초에 불을 켜려고 성냥으로 불을 붙였다. 불이 붙지를 않아서 성냥불을 계속 대고 있다가 버리고 다시 불을 붙이다가 버리고 다시 불을 붙이다가... 불이 충분히 꺼지지 않은 채 쓰레기통에 들어간 성냥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통이 타서 녹고 있는 걸 발견하고 까무라칠 뻔한 기억이. 내가 불을 붙이려던 것은 초가 아니라 초 모양의 장식품이었던 것. 나는 얼른 방에 들어가 잠든 척했고, 그날 혼이 났는지 어쨌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날 정전이 됐던 건지, 그냥 혼자 초에 불을 붙이고 싶었던 건지도 지금은 까마득하다.

초코파이

'정전'이라는 게 가끔은 기회로 여겨질 때가 있었다. 학창 시절에 매일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자율학습 아닌 자율학습에 지칠 무렵 학교가 정전이 되면 처음엔 모두 꺄악(?) 놀랐다가 곧바로 '오늘 일찍 끝나겠지?'라는 기대감에 웅성거림이 계속되었던 것처럼... 회사를 다닐 때도 한 번 전 빌딩이 정전이 된 적이 있었다. 어릴 때 생각하며 '혹시 오늘 조기 퇴근하는 거 아냐?'라는 기대를 했는데 웬걸 모두 근처 커피숍 같은 곳에서 계속 일을 해야 했고, 임시 발전기가 가동되고 2시간 뒤 정전마저 마무리되며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했던 기억도.. 역시 회사는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ㅋㅋ

아그대다그대는 작은 과일이 조발조발 열린 모양이라는 뜻입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