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
내 인생에 재택근무 한번 해보고 싶다.
정록
처음에는 집에서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온라인 회의도 어색하다가 적응되니 또 할 만했다. 그런데 재택근무가 길어지니 알 수없는 고립감, 일을 하고 온라인 회의를 해도 뭔가 손에 딱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다. 난 그냥 오프라인이 좋다.
세주
작년은 정말로 역사에 길이 남을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재택근무라는 것을 상상 할 수 없었는데, 총 일수로 따지면 한 3~4주는 재택근무를 한 것 같은데 장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침에 뭔가 옷 갈아입고 나가지 않아도 되는 건 좋았지만, 뭔가 사무 보기에는 좀 불편하고, 효율이 오르는 듯하면서도 뭔가 더 해야 할 것 같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좋았고…. 결론은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다입니다. 재택 보다 출근하는 게 아주 약간 좀 더 나은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매일 출근 중입니다. 코로나 상황을 배제한다면 일주에 한 번 정도 재택근무가 딱 인 듯 합니다. 딱 그 정도만….
디요
나만 이상한가. 많은 식비가 소진되고, 매일 집안일을 해야 하는 불편함에, 외출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답답함은 나도 느끼지만! 재택근무는 넘나 좋은 것. 아침에 눈을 떠서 부랴부랴 입에 먹을 것을 넣고 이동해야 할 그 시간에 여유 있게 운동을 가볍게 하고 샤워를 한다. 뽀송하게 몸을 말린 뒤 책상에 앉아 일을 시작한다. 점심은 가볍게 먹고 내가 원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다시 일을 시작한다. 저녁에는 조금 공을 들여 기분 좋게 밥을 차려먹으면 하루가 완성된다. 왜 다들 재택근무를 힘들어하는 것인가.
어쓰
장점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것. 단점은 자꾸 느즈막히 잠에서 깨 새벽까지 일을 하게 된다는 것. 재택근무 기간 동안 자리 잡은 생체 리듬을 다시 그 전으로 돌려놓는 데 꽤나 고생을 했다.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늘어난 식비와 공과금까지 생각하니,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았던 듯도 하다.
가원
처음 재택근무를 한다고 했을 때, 새어나오는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재택’에 방점을 찍었나보다. 막상 재택 ‘근무’라는 것을 해보니, 왜 이렇게 우울한가. 시덥지않은 농담일지언정 동료들과 간간히 주고받는 일상적 교감이 소중해지는 시간이었다.
민선
8월 휴가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약해두었던 휴양림 취소 연락을 받던 중 사무실에서도 재택근무 기간을 갖기로 했다. 어딘가로 떠나지 못하니 휴가를 쓸 이유가 없는 것 같고, 재택근무 기간인데 휴가를 쓰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일과 쉼의 경계가 없던 찜찜함이 첫 재택근무 기간의 기억이다. 그래서 12월 다시 재택근무 기간을 갖기로 할 땐 가능하면 사무실에 나오는 것을 택하게 되었다.
몽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일을 하고, 글을 쓴다는 사실이. 나는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 돈에 상당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사는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일이 아니라 공간을 기준으로 처음 생각하게 되었다. 재택근무 기간에도 도무지 집중이 안 되는 나는 많은 날을 사무실에 나왔지만… 도서관도, 카페도 갈 수 없는 지금, ‘공간’때문에 ‘일’이 불안정해지지 않는 시기가 곧 올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