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이 탄소중립위원회 해체 공대위 활동을 한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지난 한 달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공대위 활동은 밀도 높은 활동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는 중이다.
탄중위가 지난 8월 세 가지 버전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세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하는 탄소중립의 숫자는 조금씩 다를지언정, 하나같이 녹색기술과 시장에 대한 낙관 일색으로 현 시스템에서와 같은 성장을 약속하고 있다. 다만 성장 앞에 '녹색'이 입혀졌을 뿐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커녕 정부가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녹색시장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난 8월 말 ‘탄소중립위원회 해체와 기후정의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졌다. 36개 단체, 60여명의 개인으로 시작한 공대위는 한달 사이 56개 단체와 100여명의 개인으로 늘어났다.
‘탄중위 해체’ 요구를 담은 공대위의 탄중위 비판은 단순히 졸속으로 만들어진 탄중위의 형식이나 구성, 운영상의 비민주성에 국한하지 않는다. 공대위는 정부가 탄소중립위를 내세워, 자본과 시장 중심의 기후위기 대응전략에 대한 사회적 승인을 얻으려는 시도를 정면으로 겨눈다. 그 시도에 맞서는 기후정의 전선이 곧 탄중위해체공대위다. 정부의 시나리오는 기후위기 최전선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나리오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싸움이 시작됐다.
한국사회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다. 지금을 ‘기후위기 시대’로 규정하거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구호는 이미 낡은 것이 되어버렸다. 이제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를 물어야한다. 단 1%로의 탄소라도 지금 질문의 방향은 ‘어떻게’ 에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의외로 쉽게 얻을 수 있다. 지금껏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기후위기를 초래한 자본을 사회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 주장에 대중의 힘이 실려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탄중위해체공대위는 그 주장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공대위의 구체적인 요구는 탄중위 시민사회 위원들을 향했다.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들러리 서는 행동을 중단하고 소수의 밀실 협상을 박차고 나오라고 했다. 그리고 더 넓은 공간에서 민주적으로 시민들과 함께 생명 공존의 탈탄소 사회로 가는 대안을 만들자고 했다. 매일같이 탄중위 앞에서 두 시간씩 일인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그 사이 청소년단체를 시작으로 최근의 종교계 위원들까지 총 여섯 명의 탄중위 위원들이 사퇴했다.
탄소중립시나리오는 10월 말이면 국무회의를 통과해 기후위기에 관한 정부의 정책 로드맵이 된다. 탄중위는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에 제출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심의 의결한다. 정부가 탄중위를 앞세워 최대한 조용조용히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과정 전반에 대한 법제도적 기반 구축 작업을 마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10.14 기후정의행동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시나리오는 결코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는 점, 결코 우리의 시나리오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시끄럽게 떠들기 위해 모일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 모인 우리가 외칠 것이다.
“자본의 돈벌이 시나리오, ‘탄소중립 시나리오’ 폐기하라!”
“탄소중립위 해체하라, 우리가 대안이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정의가 열어가는 새로운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