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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서로에게 선물을 선사했던, 2024년 인권운동사랑방 돋움회원 총회

 

체제전환운동포럼(이하 포럼)과 연이은 설 연휴의 피로감이 채 가시지 않았던 지난 2월 15일, 인권운동사랑방 2024년 총회가 열렸습니다. 사랑방 돋움회원 중에는 사회운동단체 활동가들이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이번 총회를 준비하며 총회 참석 연락과 위임장 작성을 서로 부탁하고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마음을 내어 총회에 참석한 돋움회원들과 함께 ‘올해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나누며 총회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진행된 총회 순서 중 가장 활기찬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의 해맑은 미소’, ‘1톤 트럭 이용권’, ‘비빌 언덕’ 등 신박한 선물들이 쏟아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알쏭달쏭 체제전환운동, 그것이 알고 싶다

지난해 총회에선 특별 논의안건으로 사랑방 창립 3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계획과 포부를 나누었다면, 올해는 포럼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체제전환운동에 대한 사랑방의 고민과 계획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체제전환운동 초기 준비부터, 포럼과 정치대회까지 사랑방 활동가들이 많은 역할을 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 작년 초 총회 때만 해도 누구도 이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활동이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22대 총선을 어떻게 맞이할 거냐’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활동들이 ‘체제전환운동 정치대회’까지 가며 판이 커졌습니다.

700여 명이 모여 3일 동안 이어졌던 포럼의 열기만큼이나 돋움회원들의 관심과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요즘처럼 운동이 전문화되어가는 상황에서 ‘체제전환’이란 큰 지향을 갖는 운동으로 여러 운동이 어떻게 모일 수 있었는지 궁금하고 신기하다는 의견부터, 뭔가 지금과는 다른 운동을 지향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또 그게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특정 사안에 대한 연대체와는 다른 형태의 ‘연합질서’가 어떻게 운영될 수 있을지 모호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

사실 체제전환운동을 제안하고 이 흐름에 함께하는 사랑방 상임활동가들도 돋움회원들이 이야기한 ‘신기하면서도 불분명한’ 점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과 답답함으로 시작한 활동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게 신기하면서도, 꼭 필요한 활동이었다는 뿌듯함도 느낍니다. 한편 많은 이들이 답답함 만큼이나, 체제전환운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가장 큰 계획은 바로 체제전환운동을 위한 연대질서로서 ‘체제전환운동연합(가)’을 만드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모두 불확실하지만, 일회적인 행사나 사건이 아닌 체제전환운동으로 서로를 조직하는 관계를 시작하겠다는 큰 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창립 31년 차를 맞는 사랑방

이번 총회에서도 일반적인 총회 안건인 2023년 평가와 올 2024년 사랑방 활동방향에 관한 토론과 논의 그리고 재정보고 및 계획안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작년 30주년 후원인 모집사업을 통해 정말 많은 분이 사랑방과 함께하게 되었고, 그 결과 단체 재정이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도 하게 되면서 자체적으로 기부금영수증 발급업무도 시작하게 됐는데요. 여전히 낯선 업무에 사랑방 활동가들은 아직도 적응 중입니다. 지난 1월에 갑자기 사랑방에서 연거푸 보낸 기부금영수증 안내 문자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한편 사랑방이 기후정의운동, 반차별운동, 체제전환운동 등 큰 연대활동들을 주도적으로 벌여내면서, 아무래도 사무실에서 서로 얼굴 보기가 힘들어지고 각자의 활동에 대한 이해와 공유가 쉽지 않은 상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끔 다른 단체 활동가들이 사랑방 활동가들이 정말 많은 일을 한다거나, 사랑방에서는 이런 논의와 결의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묻기도 하는데, 서로를 잘 살피며 잘 해나간다는 게 녹록지 않다는 것을 사랑방 활동가들도 느끼는 중입니다. 2024년 활동방향으로 사랑방운동의 (안정적인) 재생산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고민이 등장한 맥락입니다. 사랑방도 이제 30년을 달려왔는데요. 한국 인권운동, 사회운동의 역사 속에서 또 새로운 1년을 시작하는 해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30주년의 후광 속에 열린 작년 총회에 비해선 조촐한 2024년 돋움회원 총회였지만, 차분히 한 해를 그려보며 힘차게 시작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