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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사법제도발전위원회 건의문 (전문)


편집자주:사법제도발전위원회(위원장 현승종 전 국무총리)가 16일 채택하여 대법원장에게 건의한 ‘사법제도 개선안’은 사법부의 예산안 요구권, 구속영장 실질심사제도의 도입등 24개 항으로 되어 있다.

일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인권보장을 위해 ‘획기적’이라는 영장실질심사제도마저 ‘피의자신문은 판사의 임의’라고 규정하고 있고, 현재 법관의 숫자 등을 고려할 때 구두선으로 그칠 염려도 있다. 또한 법무부나 검‧경의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아 ‘개선안’이 제도화되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사법부 개혁의 한축이라고 할 수 있는 과거 정치판사 등에 대한 인적청산문제는 이번 제도개혁안과는 별개로 논의되어야만 할 것이다.


건 의 문


1994년 2월 16일


사법제도발전위원회

1993년 11월 10일 출범한 사법제도발전위원회는 대법원장께서 부의하신 26개 안건과 위원들이 제의한 3개안건에 관하여 12차의 분과위위원회별 회의와 3차의 전체회의에서 토의‧의결한 바에 따라, 1994년 2월 16일 다음과 같이 대법원장께 건의를 드립니다.


가. 국민의 편익을 보다 널리 보장하기 위한 건의

(1)간이한 상설법원의 설치와 관련하여 ; 가)전국 각지에 간이한 상설법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고, 나)우선적으로는 현재의 순회심판소 중 일부를 순차로 개편하여 간이한 상설법원으로 하고 판사를 상주시키며, 이를 순차로 확대하고, 다)간이한 상설법원의 판사는 상당한 연령과 경력의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임용한다.

(2)고등법원지부의 설치와 관련하여 ; 제주지역에 광주고등법원 제주지부를 설치하고, 다른 지역은 광주고등법원 제주지부의 성과를 보아 설치여부를 검토한다.

(3)서울민-형사지방법원 통합과 관련하여 ; 서울민사지방법원과 서울형사지방법원을 통합한다.

(4)행정소송의 심급구조와 관련하여 ; 가)행정소송사건의 제1심을 지방법원의 관할로 하고, 나)행정소송사건의 제1심 사물관할은 단독관할과 합의관할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며, 다)행정소송사건의 상소심구조는 일반 민‧형사사건과 동일하게 하고, 라)행정심판은 임의적 전치절차로 한다.


나. 국민의 인권을 더욱 수호하기 위한 건의

(1)구속제도와 관련하여 ; 구속영장 실질심사제도를 도입하되 다만, 판사의 피의자심문은 임의적인 것으로 한다.

(2)불구속재판의 원칙과 관련하여 ; 기소전 보석제도를 도입한다. 재판의 공정성을 더욱 확보하기 위한 건의

(1)판사의 임용제도 및 부판사제도와 관련하여 ; 가)판사의 임용자격을 강화하여, 판사임용자격을 7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가진 자로 정하되, 그 운영에 있어 과도기적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나)판사임용자격의 강화에 따라 사법연수원 수료자를 부판사로 임용하고, 판사임용에 필요한 경력기간의 경과 후 판사로 임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며, 부판사의 업무내용은 부판사의 수련필요성 및 법원의 인력수급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2)법관에 대한 근무평정과 관련하여 ; 법관에 대한 근무평정제를 도입하되, 다만 평가의 공정성 및 객관성,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실시시기, 평정대상 및 평정방법 등을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

(3)제1심의 구조조정과 관련하여-판사임용자격의 강화를 전제로 하여 ; 가)민사사건에 관하여는, 소가에 의한 합의‧단독의 구별을 폐지하여 모두 단독사건으로 하고, 다만 내용이 복잡하거나 중요한 사건은 재정절차를 통하여 합의부에서 처리하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확보되도록 대법원규칙 등으로 재정기준을 마련하며, 나)형사사건에 관하여는, 사물관할의 기준이 되는 법정형의 범위를 조정하여 합의사건의 범위를 축소한다.

(4)민사항소심의 구조조정과 관련하여-판사임용자격의 강화를 전제로 하여 ; 가)민사항소심이 사후심이 되도록 항소이유를 법정하되 사실오인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나)항소인으로 하여금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게 하며, 다)항소심의 심판범위를 항소이유서에 적시한 항소이유로 한정함을 원칙으로 하고, 라)무자력한 항소인을 위하여 소송구조 등 법률부조제도를 대폭 활성화한다.

(5)남상고의 심사제도와 관련하여 ; 과거의 상고허가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실심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는 전제하에, 무익한 남상고를 거를 수 있는 여과장치를 마련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대법관을 일부 증원하는 것도 고려해 본다.

(6)특허소송의 심급구조와 관련하여 ; 사실심을 고등법원에서 관할하게 하고, 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도록 한다.

(7)사법보좌관제도와 관련하여 ; 가)사법보좌관 제도를 도입하고, 나)사법보좌관의 직무범위는 판사의 본질적 업무에 속하지 아니하는 분야에 관하여 판사에 대한 이의절차를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결정한다.

(8)원로법조인의 활용과 관련하여 ; 원로법조인력을 간이한 상설법원의 판사로 활용한다.


라. 사법권의 독립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건의

(1)사법부의 예산안 요구권과 관련하여 ; 정부가 법원의 세출예산 요구내용을 수정하는 경우 대법원장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법원의 세출예산 요구내용을 예산안에 부기하며, 국회가 법원의 세출예산액을 증액할 경우에 필요한 재원을 명기하여 국회에 제출하도록 법률에 규정을 둔다.

(2)대법원의 법률안 제출권과 관련하여 ; 현행 헌법의 범위 내에서는, 대법원이 법원의 조직, 인사, 재판절차, 등기, 호적 등 법원의 업무에 관련된 법률안을 국회에 송부하여 그 제출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를 법률로 규정한다.

(3)판사의 직급과 관련하여 ; 가)고등법원 부장판사 이하 직급의 모든 판사에 대하여 단일호봉제(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승진연수에 해당하는 경력을 가진 판사에게도 고등법원 부장판사에 상당하는 수준의 처우를 적절히 보장하는 내용의 호봉제)를 채택하고, 나)고등법원 판사와 지방법원 단독판사의 순환보직을 전면적으로 확대실시하며, 다)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지방법원장의 순환보직을 실시한다.

(4)법관인사위원회와 관련하여 ; 법원조직법에 법관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근거규정을 두고, 법관인사위원회의 성격은 자문기구로 하며, 위원수는 11인 내지 15인으로 하고, 대법관, 고등법원장, 지방법원장 등으로 구성한다.

(5)법관회의와 관련하여 ; 법원조직법에 법관회의의 설치근거를 두고, 법관회의의 성격은 자문기구로 하여, 전국규모의 법관회의는 두지 아니한다.

(6)대법원장 및 대법관의 임명방식과 관련하여 ; 가)현행의 대법원장 및 대법관의 임명방식에 의할 경우 대법원판결 등에 있어서 임명권자의 영향력 행사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관추천회의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는 방식이나 국회청문회 절차의 의무화를 주장하는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이는 간단히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앞으로 대법원이 적절한 방법으로 심도 있게 연구‧검토를 하여주고, 나)법원조직법에 규정된 사법정책자문위원회를 대한변호사협회장을 포함시켜 조속히 구성하여 임명제청에 앞서 의견을 들어 보도록 하며, 다만 그 구성이 되기 전까지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한다.

(7)법관의 외부기관 파견제한과 관련하여 ; 법원조직법 외의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법관의 외부기관 파견근무를 허용하며, 정치적인 목적이나 수사상의 필요를 이유로 하는 법관의 파견근무를 금지하는 원칙적인 규정을 법원조직법에 두도록 한다.


마. 법률문화의 발전을 더욱 촉진하기 위한 건의

(1)사법연구원의 설치와 관련하여 ; 가칭 ‘사법연구원’을 설치하되, 사법연수원, 한국법학원, 대학교 등 다른 외부연구기관과의 협조관계도 고려하여 업무내용을 결정한다.

(2)전문법원의 설치와 관련하여 ; 서울지역에 지방법원급의 행정법원을 설치한다.


바. 장기적 연구가 필요한 사항에 관한 건의

(1)사법연수제도의 개선을 포함한 법조인력의 양성문제

(2)등기‧호적청의 설치문제

등은 장기적 연구가 필요한 사항이므로 그 도입을 우선 유보한다.


사. 시기상조 등의 우려가 있는 사항에 관한 건의

(1)법원경찰대의 상설

(2)지역별 법관임용제도

(3)법원모욕에 대한 제재의 강화

(4)서울시내 지원 등 합의지원의 지방법원 승격

등은 시기상조의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채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