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경북대 항의시위
경찰이 대학 구내까지 병력을 투입하여 추모비를 철거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북도경은 11일 새벽 3시경 대구의 경북대와 경북 영천의 영남대학교 두 곳에 경찰을 투입하였다. 경찰은 이날 영남대에 경찰 5개 중대와 포크레인 2대, 퍼퍼포그 2대, 소방차등을 동원하여 고 서도원, 고 도예종,고 송상진(인혁당 제건위 사건으로 75년 4월 9일 사형됨)씨등 '4.9 통일열사 추모비'를 철거했다. 이 추모비는 총학생회와 민주동문회, 재야인사들이 힘을 모아 지난 4월8일 영남대 사범대 앞에 세운 것이다.
경찰은 경북대학교에도 병력을 투입하여 고 이재문(남민전 사건으로 79년 10월 구속, 81년 10월 옥사), 고 여정남(인혁당재건위 사건으로 75년 4월9일 사형됨)씨 추모비를 철거하여 했으나, 사전에 경찰투입 사실을 알았던 총학생회측이 추모비를 빼돌려 기단과 안내판 등을 철거하는데 그쳤다.
영남대와 경북대 학생들은 이날 경찰서와 파출소에 화염병을 던지고, 도로 점거 농성을 벌였으며, 규탄 집회를 갖는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의 시위로 장윤영(20)씨 등 학생 3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대학구내에 세워진 추모비가 파괴된 것은 천안 단국대에 세워진 최덕수(88년 분신)씨의 추모비가 90년초 파괴된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한편,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74년 박정희 유신정권이 진보적인 인사들을 친북한 반국가 전위조직을 결성했다며 조작한 사건으로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75년 4월9일 대법원 사형판결 바로 다음날 8명을 사형에 처했다.
[대구=장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