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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불법 가능성만으로 집회 금지는 위법

서울고법, 경찰 관행에 제동 판결


서울고법 특별6부(재판장 김대환 부장판사)는 30일 [주한미군범죄근절을위한운동본부](상임대표 전우섭, 운동본부)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소송에서 "집회를 금지한 것은 위법"이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만큼 현행 집시법 제5조 등에는 '공공질서에 명백한 위협이 있을 때', '교통소통에 장애가 될 때'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단순히 폭력시위와 교통장애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집회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고 밝혔다. 현행 집시법에는 원칙적으로 '신고'만으로 집회를 열 수 있도록 규정돼 있으나 그동안 사실상 허가제로 집회를 허가해와 경찰이 이 법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판결은 이런 경찰의 관행에 제동을 걸게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운동본부는 지난 2월 18일 서울역 광장에서 가질 예정이던 '세모녀 폭행미군 소환 및 한미행정협정 개정 시민대회'를 경찰이 "폭력시위의 가능성이 있다"며 금지하자 소송을 냈다.

또한, 운동본부는 6월2일 서울역에서 열기로 한 주한미군범죄 규탄 집회에 대해서도 29일 경찰이 집회불허 통보를 해왔다. 이에 대해 31일 운동본부는 서울지방경찰청과 집회금지취소를 요구하는 항의면담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