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위반(음비법) 혐의로 긴급구속된 피의자가 조사과정에서 음비법위반보다는 국가보안법에 관련된 사항을 집중조사 받은 것이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지난 14일 음비법 위반 혐의로 긴급구속된 뒤 16일 새벽2시경 영장기각으로 풀려난 김동원(41·푸른영상 대표)씨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또한 구속 당시 김씨의 변호인인 김기중 변호사가 서울지법에 ‘영장청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 점등이 이번 영장기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이후 불구속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다.

김 씨에 따르면 연행된 뒤 노량진 경찰서에서 2시간 가량 음비법에 대한 조사를 받았으며, 다시 4층 보안과에서 20시간 가량 국보법 위반 사항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긴급구속장이 공안2부 소속 이용훈검사 명의로 발부된 점이나, 조사를 받기 전 이미 푸른영상 작품에 대한 공안감정평가서가 작성된 점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김씨는 “평가서에서 ‘반정부적 성향은 있으나 반체제로 볼 수는 없다’고 결론지은 점으로 짐작해 볼 때, 국보법 위반 신청은 못하고 음비법을 걸고 나선 듯하다”고 말했다. 보안과에서는 푸른영상의 작품에서도 특히 고 문익환 목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 민가협어머니들을 다룬 <어머니의 보랏빛 수건> 등 작품의 ‘용공성’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더욱이 보안과측의 주장을 김씨의 답변인냥 조서에 쓰려고해 6시간이상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씨는 “음비법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푸른영상의 경우 해당하지 않는다. 음란비디오물을 단속하기 위한 음비법을 무리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실상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푸른영상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1천여편의 작품이 압수된 것 외에도 편집기자재를 압수 당해 현재 제작이 중단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 반환을 위해 푸른영상측은 압수물품에 대한 가안보신청을 제출키로 했다<6월15일자 하루소식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