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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고문후유증 앓고있는 장기수

일본 유정식씨, 석방촉구 위해 입국

75년 간첩혐의로 구속돼 20여 년이 넘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장기수 유정식(61, 안양교도소 수감 중) 씨 석방을 위한 「유정식 씨를 지원하는 회」(대표 와다 데루오 동경대 교수, 유정식 회) 사무국장 이마오카 후미코 씨등 3명의 일본인들이 3일 입국했다.

이들은 법무부장관 앞으로 보내는 석방 요망서와 그동안 서명운동에 참여한 5천8백명의 서명서도 함께 가지고 왔다.

이들은 한국 도착 즉시 법무부 보안 2과장을 만나 서명서와 석방 요망서를 제출하고 면담을 하려 했으나 법무부측의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으며, 6일 오후 본국으로 떠날 때까지 여야의원들을 만나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할 예정이다.

유정식 회가 92년 생긴 이후 회원들은 1년에 2-3차례 유 씨와 면회를 시도하고, 법무장관과 정치인들에게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면회는 이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계속 거부되었다.

이마오카 후미코 씨는 “유정식 씨는 현재 심한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특히 유 씨가 형 만기일이 2년 6개월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인도적인 차원에서 조속한 석방을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유 씨를 가르쳤던 일본인 교수 와타 쇼우난 씨등은 석방 요망서를 통해 “유 군은 모국의 축산과 농업의 장래를 내다보며 연구사업에 헌신했고 함께 배우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정열에 감명을 받았다”며 “조속한 석방으로 그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면 귀국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식 씨는 67년 12월 건국대학교 축산대 4학년 재학중 축사기술 연구를 위해 일본에 갔으며 68년 북한에 다녀온 적이 있다. 같은 해 동경대 대학원 농업생물학과 연구생으로 들어가 공부를 마치고 70년 귀국했으며, 5년 뒤 재일동포 등 7명과 함께 학원·정계 침투 간첩단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유정식 씨를 제외하고 당시 함께 주범으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달남 씨는 77년 특별사면 되었고 나머지 6명도 모두 10여년 전에 석방되었다.

한편 유 씨는 95년 8·15 광복절 특사로 20년 감형을 받았으나, 85년 옥중에서 읽은 일본잡지 <문예춘추>에 기재된 북한기사를 다른 수형자에게 얘기한 것이 빌미가 되어 반공법으로 추가형 3년을 선고받아 99년에나 형이 만료된다.

유씨의 가족들에 의하면 재판 이후 대구교도소로 이감된 뒤 유 씨는 정신분열증과 실어증이 극도로 악화되어 대인 공포증과 기피증이 심했다. 심지어 면회 온 가족과 담당교도관, 다른 재소자들을 중앙정보부(현 안기부) 수사관으로 오인해 괴성을 지르고 전신을 떨기도 하는 등 정신분열이 심각한 상태였다고 한다.

현재 유정식 씨는 89년 안동교도소로 이감된 이후 건강상태가 호전되어 타인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편지로나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밤낮으로 벌레우는 소리, 바람소리 등 환청이 들리는 이명현상을 앓고 있으며, 허리디스크와 신장염, 시력장애 및 청각장애로 고통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