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천안시 신안파출소 앞에서 시위대학생(단국대 박상태)이 입은 총상은 경찰의 조준사격에 의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17일 정해구 교수(단국대 경상대 학장) 등 단국대 경위조사단 6명이 천안경찰서를 방문해 경찰서장 등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확인되었다.

조사단의 일원이었던 이태원(단국대 경상대 학생회장) 씨에 따르면, 경찰측은 “3년 이상의 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의자가 도주할 경우엔 총을 사용할 수 있다”며, “도주하는 학생들의 하반신을 겨냥해 사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허리나 머리 등에 총탄을 맞으면 어떻게 하려했느냐”는 조사단의 질문에 대해 경찰측은 “발포 순경은 평소 사격실력이 95점이나 되는 명사수여서 그런 걱정은 안했다”고 말했으며, 면회를 불허함으로써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박 씨의 부탁 때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서 학생측은 △진상규명과 경찰서장의 공개사과 및 퇴진 △발포 경찰관 경질 △과잉진압 살인 폭력장비 회수 등을 경찰측에 요구했지만, 경찰서장은 “총기발포는 근무수칙에 따른 합법적 행위였기 때문에 사과는 물론, 발포경찰관을 문책할 의사도 전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주의민족통일 대전충남연합(의장 이장호)과 통일시대 민주주의 국민회의(공동대표 함세웅 등)는 18일 성명을 통해 “공권력 남용과 사건 은폐에 대한 진위를 해명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