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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찰, 시위구경 하던 시민 방패로 찍어

두개골 부서져 입원 … 병실까지 찾아가 행패


경찰에게 요즘세상은 무법천지나 다름없다. 지난 1일 한총련 시위를 구경하던 시면 이철용(33ㆍ건설노동자) 씨를 집단폭행해 중상을 입힌 경찰이 2일엔 이씨가 입원중인 이대부속병원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기까지 했다.

2일 낮 12시경. 소속을 밝히지 않은 사복형사 10여 명이 “환자를 조사하겠다”며 이 씨의 병실로 찾아왔다. 보호자로 있던 이 씨의 선배 박기호(38) 씨는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고 소속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으나, 형사들은 오히려 박 씨의 멱살을 잡고 끌어내려 하는 등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 돌아갔다.

또한 경찰은 이 씨의 하숙집(화양동)을 두 차례 방문해 이 씨에 대한 신변조사를 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숙집 주인에 따르면, 경찰은 “노동 일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냐”며 몇 마디 넘겨짚다가, 별 대답을 얻지 못하자 “전경들이 학생인줄 알고 때렸나보다”는 말을 남긴 채 돌아갔다. 하숙집 주인은 “평소 너무나 착실한 사람인데,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 1일 오후 6시경 서울시 신당동 중앙시장 부근에서 시위를 구경하던 중, 백골단 5-6명에게 잡혀 집단구타 당했으며, 이로 인해 두개골이 부서지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이 씨는 “방패와 곤봉 등으로 맞았다”고 밝혔으며, 박기호 씨도 “철용이가 입고 있던 점퍼 목덜미 부분에 군화발 자국이 있었다”고 말했다. 양쪽 눈에 시퍼런 멍이 든 이 씨는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으며, 말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또한 머리에 고인 피가 없어지지 않을 경우, 뇌수술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