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8.15 광복절 가석방 명단에는 몇 명의 양심수가 포함될 것인가.
제52주년 광복절을 나흘 앞둔 11일 오후 7시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는 2백여 명의 사제․수녀․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심수 우선 석방을 위한 시국기도회’가 엄숙하게 치러졌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날 ‘양심수 우선 석방을 위한 천주교 1천7백인 사제 수도자의 시국성명서’를 발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노 씨의 사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어떠한 세력의 견해도 반대하며, 8․15를 맞아 정부는 우선적으로 양심수들을 석방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시국성명에서 “(전․노 씨의) 진정한 참회와 개전의 정을 국민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없고, 법적으로 응당 치러야 할 최소한의 사법적 형량마저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적 합의과정을 무시한 채 사면을 탄원하거나 이를 고려하는 행위는 국민의 심판과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전․노 사면을 반대했다. 동시에 “정작 사면되어야 할 사람들은 전․노 씨가 아니라 실제로 그들에 의해 억울하게 구속된 양심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86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된 황대권(43․대전교도소, 13년째 복역중) 씨의 어머니 정동희 씨가 나와 “아들은 63일간의 불법감금과 고문 끝에 간첩단 사건으로 조작되었다. 88년 무기형에서 20년형으로 감형되었으나 심장마비 증세 등 고문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아들의 석방을 호소했다. 또 정 씨는 “5, 6공 군사독재정권 시절 불법체포 되어 60-1백80일간의 밀실수사와 고문, 불공정한 재판에 의해 만들어진 조작간첩 장기수들이 지금도 억울한 옥살이를 살고 있다”며 이들을 포함한 8백90여 명의 양심수 석방을 요구했다.
이날 발표된 시국성명에는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해 사제 1천59명, 수도자 6백50명 등 전국 1천7백9명의 사제․수도자들이 참가했다. 이는 전국 2천3백여 사제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수치이다. 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9일 오후 6시 전국 1천여 성당에서 일제히 양심수 석방을 기원하는 성당 종울리기 행사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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