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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을 국정지표로

인권협 대표단, 김 당선자 면담


2일 오전 11시 한국인권단체협의회(인권협, 상임대표 김승훈 신부)의 대표단은 김대중 차기 대통령을 만나, 차기정권에서 '인권'을 주요 국정지표로 선언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면담에서 김승훈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의 친서를 전달했는데, 김 추기경은 "양심수들이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정권교체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한총련 관련자와 장기수 등 양심수 전원을 석방할 것을 청원했다. 이에 김 차기 대통령은 "취임이후에 양심수 석방문제를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대표단은 △가능한 넓은 범위의 정치범을 사면, 복권, 수배해제할 것 △과거 인권침해로 비난받아온 인권관련 기구들을 개혁할 것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대통령직속의 인권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에 인권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청했으며, 공약으로 제시된 국가인권기구도 조속히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인권침해로 비난을 받아온 안기부·검찰·경찰·법원·헌법재판소등을 개혁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안기부장,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등에 과거 인권유린이나 부정부패 혐의자를 배제하고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제반 인권관련 법을 국제인권조약에 맞게 바꾸어 나갈 것을 제안하면서, 특히 정치적 비판자들을 탄압하는 빌미가 된 국보법의 고무찬양죄, 불고지죄등의 독소조항은 시급히 고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차기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숭고한 가치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면담에는 김 신부 외에 최영도 변호사(민변 회장), 이명남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대표) 청화스님(불교 인권위원회)등이 함께 했고 김 차기 대통령은 배석자없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