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교육이 전무한 현실 속에서도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인권강좌'가 속속 개설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대학내 인권교육에 앞장선 학교는 성공회대. 성공회대는 지난 95년 <인권과 평화>(현 담당교수 고병헌) 강좌 개설을 시작으로, 올해부턴 <인권과 사회복지> <법과 인권> <지구촌사회와 평화> 등 인권강좌를 추가로 개설해 놓고 있다. 나아가 성공회대는 오는 99년 '인권과 평화' 대학원을 신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대구대와 서강대도 지난해부터 인권강좌를 개설했다. 대구대는 사회학과에서 <인권사회학>(담당교수 김영범)을 전공과목으로 개설했으며, 법학과에서도 <법과 인권>(담당교수 윤대만) 과목을 수업중이다. 서강대 역시 <가톨릭교회의 인권과 정의>(담당교수 김녕)를 2년째 교양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인권강좌들은 △일상적인 '인권침해' 실상의 파악 △인권에 대한 체계적 지식과 가치관의 습득 등을 목표로 설정하면서, '인권의 개념' '인권의 역사' '한국사회의 인권문제 및 인권운동의 과제' 등을 주요하게 수업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내 인권강좌들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까닭에 몇 가지 한계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인권교재가 없는 현실은 인권교육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엔 정식 출판된 인권교재가 한 권도 없으며, 따라서 대부분의 인권강의는 자료묶음집 등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다. 김영범 교수는 "유용한 교재나 교양서가 없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인권교재의 개발은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인권개념' 등의 주제가 자칫 딱딱한 수업으로 일관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못한 까닭에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기 어려운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김 교수는 "이론적 내용보다 현실감각을 키우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인권의 명확한 개념을 설정하는 이론화작업이 인권교육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로 꼽히며, 이를 위해서 인권이론의 발전을 위한 연구단위의 구성이 요청되고 있다. 더불어 현장에서 활동하는 민간단체와의 긴밀한 접속을 통해 살아있는 인권교육을 실현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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