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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머리 길다고 라이터 불로 지져

서울 모 공고, ‘교사폭력’ 물의


교사가 학생의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라이터 불로 머리카락을 태우는 일이 발생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 ㅅ공고(남녀공학) 전기과 3학년인 김 아무개 군은 "지난 3월 28일 학생주임 양 아무개 선생님이 앞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머리카락 일부를 라이터 불로 태워버렸다"고 밝혔다. 당시 김 군은 체육수업 후 세면을 해 머리가 물에 젖어 있었는데, 이에 양 교사는 젖은 머리카락이 불에 탈 때까지 라이터를 갖다댔다고 김 군은 말했다. 김 군은 또 "너무나 열 받고 허무해서 학교에서 짤려 버리고 싶은 심정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1교시가 끝난 뒤에도 또 다른 김 아무개 군이 양 교사에 의해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ㅅ공고 학생들은 "교사들이 가위와 바리깡을 들고 다니며 머리를 깎는 것은 예사인데, 이날은 아마 가위가 없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최근 머리카락을 짤린 경험이 있는 함 아무개 군은 "머리가 길다고 사고치는 것은 아니고, 머리를 짤라봤자 불만만 많아진다"며 교사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학교 학생들은 "학생주임 선생님 외에도 교사의 폭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전자과 강 아무개 군은 "구두를 신고오자, 학생주임 선생님이 그 자리에서 '맥가이버칼'로 신발을 찢어 버렸으며, 장 아무개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운동장에서 머리를 박게 하고 앞으로 전진시키는 등 제일 폭력이 심하다"고 말했다.

강 군의 말처럼 이 학교 학생들의 불만은 특히 장 아무개 교사에게 집중되고 있다. 전산과 2학년의 김 아무개 양은 "장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사색할 시간을 준다면서, 그 시간동안 칠판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등을 써두곤 한다"고 말했다.

한 아무개 양은 "선생님들은 '때려야만 말을 듣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인문계하고는 달리 공업학교라서 더 무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학생들은 학생회 등을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 시킬 계획이다. 손 아무개 군은 "잘못한 것에 대해선 대가를 받겠지만, 인격모독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들도 이 기회에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권운동사랑방은 관련 교사와 학교당국을 면담하고 시정조치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