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회, 경찰 개입 묵인
노사정 위원회가 노동자 보호대신 사무실 임대권을 선택했다.
지난 60일간의 삼미특수강노조 점거농성에 의해 사무실 퇴거 위기에 봉착했던 노사정 위원회는 4일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현대중기노조에 의해 또 다시 사무실이 점거되자 경찰력의 개입을 묵인했다.
경찰은 항의농성장에 있던 건설노련 부위원장과 노조원 13명뿐만 아니라 로비에 있던 노조원과 차량 운행자 등 노사정위원회에 있었던 노조원 19명을 모조리 강제연행해 영등포 경찰서에 넘겼다. 농성을 시작한지 불과 6시간만에 경찰에 의해 연행된 현대중기 노조로서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당한 셈이었지만 노사정 위원회측은 어쩔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노사정위원회의 한 직원은 “건물주인에게 사정해 간신히 쫓겨나는 것을 막았는데 또 다시 들어오니 어쩔 수 없었다. 현대중기 노조측이 12시에 자진해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경찰력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일의 책임을 맡고 있는 노사정 위원회의 한 담당자는 “현대중기가 제 발로 걸어나가서 경찰의 조사를 받는 것이니 우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직원과는 대조적인 주장을 공식입장으로 표명했다.
현대중기노조와 건설노련 측은 노사정위원회의 묵인 하에 노조원들이 연행되자 즉각 영등포 경찰서에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항의방문에 들어갔다.
현대중기 노조는 “그동안 서면요청서를 보냈음에도 아무런 효과가 없어 직접 면담을 요청하러 간 사람들이 노사정 위원회에서 연행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노사정위원회에 대한 분노를 표시했다. 현대중기는 지난 6월 퇴출기업으로 선정되자 퇴출 선정기준의 공개와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60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