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도소 재소자 사망사건 파문
최근 전주교도소 재소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교도관의 유서대필, 약물주사에 따른 쇼크사'라는 충격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교도소는 지난 11월 20일 밤 11시 20분경 재소자 배 아무개 씨가 독방 내 화장실에서 목을 메 자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지역 사회단체들은 교도소측 주장 곳곳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사인에 의혹을 품고 있다.
유족 등이 제기하는 첫 번째 의혹은 유서대필 여부. 교도소측은 사건 직후 배 씨가 딸에게 보낸 편지 등 두 통의 편지를 자살의 증거로 공개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편지의 필체가 평소 배 씨의 필체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는 사망시각에 대한 상반된 진술. 사건 직후 한 교도관은 "목을 멘 것을 발견했을 때 여전히 심장이 뛰고 있었고 후송도중인 11시 30분경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배 씨의 시신을 최초 검안한 예수병원 의사는 "동공이 이미 풀려있고, 근육도 이완되었으며 사체가 싸늘하다"며 장시간 전에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사체부검 결과,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식후 1시간 내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도소 내에선 보통 4시30분-5시30분경 저녁식사를 하기 때문에 11시 30분경 사망했다는 주장에 대해 의혹이 불가피해진다.
세 번째 의혹은 배 씨가 사망하던 날 교도소측에 의해 강제로 약물을 투여받았는지의 여부다.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죄로 복역중이던 배 씨는 강간사건에 연루돼 또 다른 재판에 계류중이었으며, 사망 전날 재판정에서 소란을 벌이는 등 다소 불안한 정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승환 전북대 교수는 "교도소 관계자로부터 '사망 당일 배 씨를 진정시킬 목적으로 교도소 의무과장이 주사와 약물을 투여했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배 씨의 형도 "사건 당일 새벽 '진정제 투여한 사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도소측은 현재 진정제 투약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또, 전주 '평화와 인권연대'(대표 문규현)는 "재판을 거부하고 법정소란을 피운 재소자의 경우, 보통 혁수갑 등을 차고 징벌방에 수용되는 게 관행인데, 그 상황에서 자살이 가능하겠냐"며 자살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찢어진 내의'를 자살도구로 사용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내의에서 매듭이 발견되지 않은 점 △교도소가 검찰에 제출한 유서가 모두 네 통인데 단 두 통만 공개하고 있는 점 △현재까지 전주교도소가 사건현장을 공개하지 않고, 사건장소가 징벌방인지 독방이었는지 조차 확인해 주지 않는 점 등이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