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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레드헌트> 이적혐의 무죄

창원지법, “국보법 축소해석해야”


“제주 4․3을 다룬 <레드헌트>는 이적표현물이 아니다.”

공안당국에 의해 이적표현물로 규정됐던 다큐멘터리 <레드헌트>에 대해 법원이 이적성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창원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이강남 판사)는 지난해 12월 18일 열린 송의근(창원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씨 선고공판에서 <레드헌트> 상영과 관련해 적용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레드헌트’의 내용에 폭력, 기타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우리 헌법의 기본질서를 폐지, 전복할 것을 유도․선동하는 내용이 표현되어 있다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실질적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무죄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97년 제2회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 <레드헌트>는 공안당국에 의해 ‘이적표현물’로 규정됐으며, 이로 인해 당시 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이던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 대표) 씨가 구속되는 등 파문을 일으킨 영화다.


<판결문 요지>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중략)”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5항은 “제1항, 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 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 수입, 소지, 운반, 반포, 판매 또는 취득한 자는(중략)”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제1항은 그 개념이 다의적이고 광범위한 문제점이 있으므로 헌법상의 언론, 출판, 학문, 예술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아니하는 합헌적인 해석을 하기 위하여서는 그 적용범위를 축소, 제한하여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만을 그 적용대상으로 할 것이 요구되며, 여기서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한다 함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협, 침해하고 영토를 침략하며 헌법과 법률의 기능 및 헌법기관을 파괴, 마비시키는 등의 외형적인 적화공작 등을 의미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준다 함은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 자유, 평등의 기본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의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 등 우리의 내부체제를 파괴, 변혁시키려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하며, 제5항에서 규정하는 표현물의 불법성도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은 반국가활동성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마찬가지로 축소, 제한해석을 하여야 할 것…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