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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휘발유 천지에 가스총 발사

동두천시청 화재사건 피해자 증언


경기도 동두천시청 화재 원인이 당초 발표내용과는 상반된 경찰이 발사한 가스총에 의한 것이라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지난 26일 시장실 화재로 중화상을 입은 윤충주(전 우신운수 택시노동자,36) 씨는 경찰이 가스총을 쏘자 총탄폭발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농성진압에 나선 경찰과 소방대원 등은 살려달라는 자신들의 요구조차 외면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건 당일 오후 2시 10분경, 우신운수 택시기사였던 윤씨와 동료 등 4명이 동두천 시장(방제현)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을 점거하자 시청 직원들이 이들을 강제로 끌어내려 했다. 이에 윤 씨 등은 휘발유를 시장실 바닥에 붓고 한상만 씨는 몸에 휘발유를 적신 채 직원들에게 나갈 것을 요구했다<관련기사 본지 1월 28일자 참조>.

이어 4시 50분경 시청에 돌아온 방 시장은 시청직원과 의정부경찰서 형사과장, 동두천소방서 방호과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강제진압을 논의한 후, 면담을 빌미 삼아 농성 중이던 정명호(전 우신운수 택시노동자,36) 씨를 밖으로 불러냈다. 정 씨가 밖으로 나온 지 채 3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은 시장실 진압을 시도했으며, 곧바로 정 씨도 연행했다.

윤 씨는 "시장 부속실에 대기하고 있던 의정부경찰서 강력계 4반장을 필두로 경찰들이 시장실로 강제진입을 시도하면서 시장실 내부로 가스총을 쏘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시장실이 불길에 휩싸였다"며 "소방대원들은 소방호수로 화재진압을 시도한 후 오히려 불이 커지자 부속실 문을 닫아버리고, 창문으로 우회해 구조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불이 나자 농성장에 있던 한상만(37) 씨는 2층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고, 출입구 쪽에 있던 홍성표 씨는 바닥에 넘어져 부속실을 수 차례 발로 걷어차며 '살려달라'고 외쳤으나 부속실에 있던 공무원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윤 씨는 주장했다. 불은 오후 5시 5분경 진화됐으며, 윤 씨는 등에 불이 붙은 상태에서 시장실 창문을 통해 혼자 나왔으며, 사망한 홍 씨도 창문을 통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따라서 윤 씨와 한상만 씨 그리고 몇몇 공무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화재원인이 경찰의 무리하고 경솔한 진압에 의한 것이었으며, 이는 살인까지 예고된 것이다. 그러나 의정부 검찰은 사건 발생 이틀만에 사건현장을 치워버렸으며, 동두천 소방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측에 소방일지도 보여주지 않는 등 진상규명을 더욱 어렵게 하고있다. 더구나 동두천 시청 측은 고 홍성표(36) 씨의 유가족이나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중인 부상자들에 대한 사과도 없이 시장실 공사에 여념이 없다.

이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제 7만 동두천 시민이 나서서 총체적으로 썩어있는 동두천 시청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