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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전쟁 같은 장시간노동

산업재해 발생률도 압도적으로 높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국제노동기구(ILO) 회원국 중 7번째로 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는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노동기구(ILO)의 노동통계연감을 분석한 민주노총은 25일 "한국의 제조업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주 50시간으로 비교대상 75개 나라 가운데 요르단(58.3시간), 이집트(57시간), 수단(56.1시간), 스리랑카(54.7시간), 마카우(51.8시간), 터어키(51.2시간)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75개 나라 제조업 노동자의 평균 주 노동시간인 41.7시간보다도 8.3시간이나 긴 시간이다.

또한 민주노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29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98년 현재 한국의 노동시간은 연 2천6백12시간. 노르웨이, 독일 등 OECD 가입국 대부분의 나라가 연 1천4백~1천9백 시간대 노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에 이어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긴 체코 역시 연 2천70시간인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이 "최악의 수준"이라는 게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민주노총은 "89년 이후 노동시간이 40시간대로 접어들었음에도 99년 다시 50시간대로 늘어나 노동조건이 10년전 수준으로 후퇴했다"며 "이는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지 못한 정부의 안이한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나치게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비율(중대재해율)도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자 1만 명당 산재사망지수를 표시하는 만인율이 3.33에 달해 미국(0.05), 독일(0.80), 일본(0.10), 태국(1.17), 멕시코(1.20) 등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민주노총은 현재 주 44시간으로 돼 있는 법정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시키고 주 5일 근무제를 실현시키기 위해 5월말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