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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집회 금지에 바쁜 집시법

경찰, 범대위 집회 전면 불허


경찰이 집시법을 악용해 특정단체의 집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반개혁적 통합농협법 철폐와 전면 재논의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상임대표 오충일 목사, 범대위)는 5월 2일 집회를 개최할 목적으로 지난달 말 서울역 등 서울 시내 6곳에 대한 집회신고를 냈다. 그러나 범대위는 집회 개최를 불과 2시간 앞둔 2일 새벽 6시, 경찰로부터 집회 불허를 통보 받았다. 지난달 17일 범대위가 주최했던 서울교육문화회관 앞 집회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한 전례가 있기때문에 이번 범대위의 집회도 허가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범대위측은 "우발적인 폭력사태를 빌미삼아 집회 자체를 불허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강력히 항의했지만 경찰은 집회장소를 원천봉쇄해 이날 집회를 무산시켰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집시법에 따르면 폭행을 저지를 것이 명백할 경우 집회를 금지할 수 있게돼 있다"며 범대위의 경우 "폭력을 사용한 전력이 있어 이날 역시 폭력사태를 일으킬 위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도형 변호사는 "'폭행을 저지를 것이 명백하다'는 판단의 기준이 뭐냐"고 반문하며 "현 집시법이 독소조항을 많이 가지고 있어 이번 경우처럼 경찰의 집시법 악용과 확대해석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칠레와의 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범대위 집회와 혼동해 무역협정 반대 집회에 참가하려던 축협노조와 농민회 소속 회원들의 집회참가를 방해하기도 했다. 공주농민회에 따르면 공주경찰서측은 1일 농민회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2일 집회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나아가 2일 날 아침에는 경찰 20여명이 몰려와 농민회 차량을 에워싸고 집회 참석을 저지하기도 했다. 축협노조의 현미선 홍보부장은 "축협노조 대부분의 지부에도 이날 집회에 참석하면 구속된다는 경찰의 협박성 전화가 걸려왔다"며 "경찰의 행위와 관련해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