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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독재자의 집을 꿈꾸는가


'유령의 집'이 지어지고 있다. 이 집은 독재와 인권유린의 망령이 지역주의를 채혈하여 부활을 꿈꾸는 곳이다. 대동아공영을 꿈꾸던 일본군 장교였으며, 총칼로 민주의 싹을 밟은 5.16 쿠데타의 주역이며, 3선 개헌과 유신으로 종신 집권을 꿈꾸다, 믿었던 심복의 손에 비명횡사한 자를 '기념'하는 곳이다. 더구나 이 유령의 집을 짓는데는 '살아있는' 국민의 세금이 동원된다. 대지 5천 평, 건평 8백 평 규모에 7백억 원을 들여 기념할 만큼 이 유령의 존재는 대단한가 보다. 그것도 세계인이 지켜보는 월드컵에 맞춰서 완공한다니 인권침해자를 떠받들고 있다고 전 세계에 선전하는 것과 다름없다.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통치시절의 인권침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당한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잔혹한 인권침해 주모자가 그를 뒷받침했던 권력의 붕괴와 더불어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구세력의 강력한 반발과 힘의 과시는 '상식과 진실'에 대한 바램을 좌절시켜왔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소위 '국민의 정부'와 '인권대통령'은 구세력과의 타협을 넘어 적극적인 사실 왜곡에 나서고 있다. 설사 전력을 다한다 할지라도 끈질기고 강력한 구세력의 영향력은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하려 들 것이다. 그런데 그들보다 한술 더 떠서 김 대통령이 박정희 기념관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구세력과의 타협을 넘어서서 그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박 전대통령과의 화해는 나와 대구-경북인의 화해"라며 지역주의 망령을 껴안은 김 대통령은 채워지지 않은 정의에 대한 갈망을 걷어차 버렸다. 우리는 독재자 박정희의 인권침해를 (부실덩어리) 경제성장의 기여자라는 평가와 한데 저울질할 수 없다. 우리는 '매를 때렸어도 밥은 줬어요'라고 옛 주인을 그리워할 노예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