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공권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명예훼손 고소,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통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등 적극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청장 윤웅섭)은 '롯데호텔 노조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경찰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히며, 롯데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음주진압, 임산부 폭행' 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허위주장으로 판명"되었고 "MBC에서도 사실이 아님을 정정보도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가 '서울지방경찰청 경비1과 경비계'인 이 보도자료는 진보네트워크, 안티롯데 사이트 게시판 등에도 올라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7월 27일에는 '롯데노조측에서 고의로 허위사실을 주장하여 경찰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며 서울지법에 3억 1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가압류 신청을 한 바 있다.

지난 22일 경찰의 폭력으로 정신적, 신체적 손상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호텔롯데 노조측은 경찰의 이 같은 대응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호텔롯데의 한 노조원은 "한 마디로 웃기는 이야기다. 많은 노조원들이 술 냄새를 맡았다고 이구동성으로 진술하고 있고, 임신5주의 태아를 유산한 김덕선, 장애인증을 보여주고도 폭행당한 변명수(29) 씨 등 경찰의 폭력을 생생하게 증언할 사람이 줄을 서 있다"고 분개했다.
김덕선(29)씨의 유산에 대해 단국대학교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고경실 씨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공포, 신체적 및 물리적인 타격으로 인하여 태아의 자궁내 착상과 성장을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난 8월 11일 작성한 의견서에서 밝히고 있다. 호텔롯데 노조원 변명수 씨는 장애등급 4급으로 지난 6월 29일 경찰진압과정에서 4주 진단의 부상을 입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폭행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을 그냥 두면 공권력이 무력화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찰의 반응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질적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민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공정한 법집행에 나서야 할 경찰이 '조직보호논리'를 앞세워 시민을 윽박지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