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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삼성 SDI, 또다시 노동자 납치 의혹

지난해에도 '노조결성 방해' 전력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던 노동자들을 납치, 4일 동안 억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그룹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산하 삼성SDI 해복투(위원장 송수근)는 "지난 9일 삼성 SDI의 노무담당 직원 7-8명이 퇴근하던 노동자 김갑수 씨 등 5명을 납치했다"고 12일 주장했다.

삼성SDI 해복투 송수근 위원장은 "김갑수 씨로부터 '상황이 나쁘다. 지금 속초 모 콘도미니엄에 있는데 와서 도와달라'는 통화 도중 전화가 강제로 끊겼다"고 밝히며, "도와달라는 말까지 할 정도면 납치로 봐야하지 않냐"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당사자와 직접 연락이 되질 않고 집이나 회사로 복귀하지도 않았으니 납치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SDI가 노조결성을 저지하기 위해 노동자를 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관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노조 결성을 주도하던 고영선 씨 등은 해외 연수 기간동안 일본에서 억류당하며 노조 결성 포기를 회유당한 바 있고, 비슷한 시기에 김갑수 씨 역시 국내에서 같은 이유로 회유를 당했다. 당시 김갑수 씨는 사측의 압력에 의해 "노동조합과 관계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지난해 삼성SDI의 노조 결성 시도는 좌절된 바 있다.

하지만 송 위원장에 따르면 "올해 천안 삼성SDI 칼라필터사업부가 11월말 수원 삼성전자와 통합된다는 공고가 8월에 있자 '노조결성을 해야한다'는 분위기가 다시 싹텄다"고 한다. 통합과정에서 7백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사가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그 사실을 알고 김 씨와 동료들을 납치해 과거의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 송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에 삼성해복투는 11일 삼성SDI를 납치 혐의로 천안 부성파출소에 고발했고, 천안경찰서는 12일 사건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