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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누구를 위해 갯벌 막는가?

새만금주민·사회단체들, 종묘공원서 집회

"배만 띄우면 먹고 살 만큼 고기를 잡았지만, 이제는 고기 구경도 힘들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되는 전북 부안 계화면 계화리의 김한태 청년회장의 말이다. 김 청년회장은 "그 흔한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았다"며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다.

16일 오후 1시. 전북 부안 주민과 사회단체 회원 2백여 명은 쌀쌀한 날씨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종묘공원에서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방조제 공사진행율 60%는 새만금 전체공정의 10%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미 들어간 돈이 아까워 새만금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눈앞에 닥친 정치적 부담이 두려워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앗아가는 행위"라고 단언했다. 새만금 민관조사단에 참가했던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갯벌을 막아 바다를 황폐하게 만들고 싶으면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라"고 비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정광훈 의장도 "한편에서 농토를 잠식하는 김제비행장을 지으면서 또 다른 한편에서 농토보전을 위해 새만금 간척을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새만금 사업은 건설업자의 이익만을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 현지주민 김봉수(50)씨 등 4명은 "농지기반공사가 건설한다는 담수호는 시화호보다 더한 똥물이 될 게 뻔하다"며 "오염된 물을 정화한다는 명분으로 전라북도에는 공장하나 짓지 못해 오히려 지역발전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 동안 농지를 마련한다는 명분에 밀려 입장을 못 정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가톨릭농민회 등이 지난 10월 24일 새만금 사업 반대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인권단체, 보건의료단체, 종교인들이 잇따라 새만금 중단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