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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독립 동티모르를 어떻게 건설할까?

사회기반시설복구, 바나나공화국 반대


작년 8월 30일 독립결정 국민투표 후 동티모르는 반독립 민병대의 공격으로 대다수 국민이 난민이 되고 사회기반시설의 80%가 파괴되는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유엔평화유지군의 파견으로 민병대의 공격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며 국가운영은 유엔동티모르과도행정기구(UNTAET, 아래 유엔과도행정기구)가 총괄하고 있다. 내년 말 건설될 독립국가는 유엔과도행정기구로부터 정권을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독립국가건설 과정에는 아직 많은 어려움이 놓여 있다.

유엔과도행정기구는 동티모르인 참여가 배제된 관료적 운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더 많은 동티모르인이 행정부에 들어가게 되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유엔 혹은 다른 국제기구의 직원들은 동티모르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티모르인으로 구성된 임시내각의 각료들마저 '우리는 바나나공화국의 캐리커처에 불과할 뿐'이라는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높은 실업률이다. 12월 14일 동티모르감시단(East Timor Observatory)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은 80%에 달하고 있다. 그나마 취업자의 68%는 유엔의 일자리 창출계획에 의해 제공되는 임시직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나머지도 유엔과도행정기구 직원이나 공무원, 민간단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결국 민간경제 부문에 고용되어 있는 인력은 2%에 지나지 않는다. 최저임금은 개념조차 없으며, 평균일당은 약 3,5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해외에서 온 인력이 받는 높은 임금으로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외국인의 유입으로 빈곤층과 부유층의 분열이 극심해지는 '이중경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동티모르인은 외국인의 유입을 '두 번째 침략'으로 간주하고 있기까지 하다.

인도네시아의 점령기간 동안 민병대 등이 저지른 수많은 인권탄압에 대한 처리 문제에 있어서도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민족저항평의회(CNRT) 구스마오 의장은 대대적인 사면을 주장하고 있다. 구스마오는 남아공을 본으로 삼아 민족화합을 꾀하여야 한다며 민병대에 대한 엄격한 처벌은 서티모르에 남아 있는 동티모르 난민의 귀환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벨로 주교는 모든 인권 유린자들을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엔과도행정기구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11명의 민병대를 기소하는 등 처벌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동티모르 지원을 위해 활발할 활동을 펼쳐온 동티모르행동네트워크(East Timor Action Network)는 '독립 동티모르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동티모르 소식에 관심을 갖고 주위에 알리기, △기금 모으기, △인도네시아가 민병대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끊도록 압력 넣기, △난민귀환작업과 경제건설 등에 협력할 것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