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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법원, “레미콘 기사도 근로자”

레미콘 노동자 쟁의에 새 전기


회사에서 차량을 불하받아 운전해온 레미콘 기사들도 관련법상 근로자라는 결정이 나왔다. 이 결정에 레미콘 기사들에게도 노동3권 있다는 점이 확인됨으로써 사용주들이 교섭을 거부할 법적 근거를 모두 잃게 됐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부장판사 이혁우)는 18일 레미콘 기사들은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레미콘 기사들로 구성된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설립됐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레미콘 기사들이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을 적용을 받지 않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각자 사업자 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등을 납부해 온 점 등에 비춰보면 근로기준법이나 노조법에서 상정하는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된 운송사업자로 볼 수 있는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곧 이어 “이런 요소는 모두 경제․사회적 지위가 우월한 사용자가 그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며, “이와 같은 요소는 근기법이나 노조법에서 정한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한정적으로만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정문에서 법원은 “레미콘 기사들의 업무 내용은 오로지 신청인에 의해 정해지고, 업무수행 과정에도 신청인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으며, 신청인에 의해 정해진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을 받는 다는 점” 등등을 들며 “레미콘 기사들은 신청인에게 종속된 상태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미콘 사업주인 이순산업과 유진기업이 지난 4월 13일 전국건설운송노조 부천 이순분회와 유진분회 레미콘기사들의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접수한 ‘노동조합원활동금지 가처분’, ‘업무활동금지 가처분’,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체교섭을 일체 거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