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송학삼(56, 뉴욕 민족통일학교 교장) 씨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사람 중 처음으로 국보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본보 3월 3일자 참조)

지난 해 12월 기소된 출판사 ‘살림터’ 송영현 씨 증인으로 나섰다가 구속된 송학삼 씨는 국정원과 검찰에 의해 수사를 받아오다 4월 4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국보법상의 고무․찬양 및 잠입․탈출 혐의였다. 재미동포이긴 하지만 ‘미국인’이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서울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김용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미국 영사관 직원은 방청석에서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 재판이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녹음했다. 공판에서 검찰은 “송씨가 살림터 사장과 공모해 ‘김정일의 통일전략’을 출판했으며 지난해 10월엔 반국가단체(북한) 지배 지역으로 잠입해 지령을 받았다”고 공소이유를 밝혔다.

이에 송씨는 변호인 심문 과정에서 “‘김정일의 통일전략’은 대중적인 출판물로 이적표현물이 아니며, 북한을 방문한 목적은, 6․15남북공동선언으로 인해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 이산가족인 막내 동생을 만나 평생 소원을 풀어보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송학삼 씨가 구속됐을 때부터 뉴욕 동포사회에서는 ‘송학삼 교장 송환대책위’(위원장 윤영무, 아래 송학삼대책위)를 꾸리고 송씨를 석방․귀환시키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송학삼대책위는 결성이후 미국 현지 언론과 동포 사회에 송씨의 사연을 널리 알리고, 상원․하원의원들과 파월 국무장관, 렘지 법무장관 등 정치권에 “송씨의 송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해왔다. 이에 미 하원 애커만 의원과 슈머 의원은 4월 8일 공동명의로 파월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송씨를 즉각 석방하도록 국무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한바 있다. 또한 자주민주통일미주연합, 국제행동센터, 노둣돌, 통일맞이 등 미국 현지 동포 단체들도 송씨의 구속과 기소 사실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송씨의 석방과 송환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송 씨의 2차 공판은 5월 24일 오후 4시 서울지법 312호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