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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재소자폭행 묵인, 규율잡기

교도관들, 재소자 사이 폭행에 "살살 다뤄!" 폭행방치


소년교도소가 재소자 사이 폭력사태를 방치하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 규율을 잡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김천소년교도소에서 출소한 조정상(21세, 서울 장안동거주)씨는 소내에서 상습적으로 폭력사태가 벌어진다고 폭로했다. 조씨는 지난 2월 15일 소년교도소에 입소해 공장출역을 시작한 지난 3월부터 출소 전날까지 거의 매일 재소자 조 모(23세) 씨에게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조정상 씨는 외상이 눈에 드러나기도 하고 의무과에 실려간 적도 있지만 이를 말리거나 제지한 교도관은 아무도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조정상 씨와 가해자 조 모 씨 등 김천소년교도소 3상3방에서 생활하는 10여명의 재소자는 모두 3공장(총인원 50-60여명)에 출역, 악세사리를 생산했다. 조정상 씨는 “재소자들인 ‘공장책임자’, ‘각 방 책임자’등이 작업량이 적은 (주로 신입) 재소자들을 모아 기합을 주고 작업도중 화장실로 불러 10여분간 얼굴, 배, 허벅지를 마구 때리곤 했다”고 호소했다.
운동이 있는 날은 운동장에서도 맞은 사실을 털어놓은 조정상 씨는 “이를 목격한 교도관들 마저 한 번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폭행이 눈앞에서 이뤄져도 “살살다뤄!”라는 말이 고작이라는 것.

조정상 씨가 폭행을 당해 지난 6월 10일경 의무과에 실려갔어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출소 바로 전날인 23일 자정 무렵 보안과에서 검신할 때 “방책임자 조 모씨가 말을 안 듣는다고 구타했다”고 호소했지만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김천소년교도소 배회창 보안과장은 “출소전 부정물품을 갖고 나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옷을 다 벗겨 검사했지만 특별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가혹행위 사실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조정상 씨가 별말을 하지 않았다”고 대꾸했다.

지금도 조정상 씨의 왼쪽 뺨은 심하게 부어 올라있고 몸 여기저기 나 있는 멍 자국과 왼쪽 손가락 골절은 일반인의 눈으로도 확인될 정도다.

출소후 조 씨는 서울 장안동 소재 새서울외과의원에서 ‘좌측 제3중수지 근위부 골절 그리고 좌측안면부, 하악골부, 좌측대퇴부, 좌측상완부, 좌측하지부, 좌측수부의 다발상 좌상’ 등을 이유로 4주진단을 받았다.

조 씨의 어머니 구영자 씨는 “내 자식이 비록 죄를 지어 감옥에 갔지만 감옥이 이렇게 무법천지라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겠냐”며 한탄했다. 조 씨 가족은 지금 김천소년교도소를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