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 징벌시 계구 사용 등 가혹행위 혐의
불법적으로 계구를 사용하는 등 재소자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영등포구치소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최영도)은 "영등포구치소측이 수감자에게 계구를 남용한 여러 사례를 직접 목격했다"는 서준식 인권운동사랑방 대표의 진술서에 근거해 이영화 영등포구치소장을 폭행 및 가혹행위(형법 제125조)죄로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고발했다.
서준식 씨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올해 2월 5일까지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으며, 이번 진술서에서 "구치소 당국은 징벌을 받은 수감자들에게 24시간 내내 수갑을 채우고 있으며, 이들은 보통 2개월 정도씩 수갑을 찬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씨에 따르면, 올해 2월초 현재 영등포구치소에선 약 20명의 수감자가 징벌을 받고 수갑을 찬 상태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약 15명이 제1동 징벌방에 수용되어 있다고 한다. 서 씨는 "이러한 사실은 교도관들의 증언에서 일치하는 부분"이라며, 박정규(수번 1169·징벌방 수용 2개월, 1월 15일경부터 수갑 착용) 씨 등 다섯명의 피해자를 자신이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 서 씨는 영등포구치소측이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이른바 '먹방'에 일부 징벌자를 가둬두고 있으며, 2월초 현재 1명의 재소자가 '먹방'에서 징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민변은 이번 고발장에서 "징벌목적 계구 사용의 불법성이 사법부의 최종 판단에 의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준법의무를 누구보다도 강하게 부담하는 공무원이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한 채 계속 징벌목적으로 수갑 등을 이용한 것은 정상참작의 여지없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20일 대법원 제1부(주심 서성 대법관)는 "교도소측이 소란 행위를 종료한 재소자에게 징벌을 목적으로 수갑·포승 등 계구를 사용했다면 이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며 박 아무개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96다18922)에서 박 씨에게 국가가 5백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