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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동포 차별하는 ‘재외동포법’ 위헌

헌재, “정부 수립이전 해외간 동포 평등권 침해”


99년 8월 정부가 내놓은 ‘동포 차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접을 수밖에 없었던 ‘평등한 재외동포법 제정’ 요구가 2년 만에 헌법재판소(아래 헌재)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29일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한대현 재판관)는 재외동포법 제2조 2호와 시행령 제3조 외국국적동포의 정의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한 것. 이로서 헌재가 유예기간으로 둔 2003년 12월 31일까지는 개선 입법이 돼야하기 때문에, 이후 6백40만 재외동포 모두가 재외동포법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재판부는 재외동포법이 외국국적동포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에 국외로 이주한 자 중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자와 그 직계비속”으로 정의함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에 국외로 이주했던 “대부분의 중국거주동포와 구소련거주동포 등은 재외동포법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며 재외동포법의 맹점을 지적했다. 이어 이들을 재외동포법의 수혜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암울했던 역사적 상황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조국을 떠나야 했던 동포들을 돕지는 못할지언정 오히려 법적으로 차별하는 것”으로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재외동포법이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99년 당시 단식투쟁까지 하며 ‘동포 차별법’에 반대했던 김해성 목사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접한 후, “어쨌든 동포를 동포로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진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KIN(Korean International Network) 배덕호 사무국장은 “그동안 이 법으로 인해 불이익과 차별을 감내해야 했던 해외동포들과 함께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헌재 결정에 따라 국회는 법개정기구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시급히 구성하고 해외동포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사무처 이종훈 연구관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정법안이 만들어져 일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을 전반적으로 바꿔 재외동포 정책을 새롭게 입안하는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 연구관은 99년 당시 재외동포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법 개정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했었다.

* 편집자주 = 현행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아래 법)은 재외동포를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로 구분한다. 법은 재외국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로, 외국국적동포를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로 정의하고 있다. 법에 따르면, 외국국적동포는 다른 외국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광범한 혜택을 부여받는다. 이들은 재외동포 체류자격으로 2년 동안 체류할 수 있고, 기간연장 및 자유로운 출입국이 가능하다. 또한 취업, 토지보유, 금융기관 이용 등 경제활동이 비교적 자유롭고, 90일 이상 체류 시에는 의료보험까지 적용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