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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회의록 비공개, 국가인권위도 별수 없다

새사회연대, 회의록 공개 요구하며 행정소송


국민의 알 권리 등 인권보장을 위해 앞장서야 할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 아래 인권위)가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 다른 국가기관의 관행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한 인권단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 새사회연대(대표 이창수)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회의록 정보비공개 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8월 새사회연대는 전원위원회, 상임위원회 등 인권위 각 회의별 의사일정 및 회의록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인권위는 회의 당시 비공개 안건에 대해 모두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진정인 및 관계인의 보호와 △진행중인 재판에 관한 사항,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및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 등 공정한 업무의 수행을 비공개 사유로 밝혔다.

이에 대해 이은우 변호사는 "개인정보가 공개됨으로 인해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되면 그 부분만 삭제하고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또 "진행 중인 재판과 관련되어 있더라도 공개됨으로 인해 재판의 공정성을 해칠만한 '특별한 사유'가 인정돼야 한다"라며,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팀장도 "인권위가 지적했던 내용들은 기술적인 문제이지 비공개 사유로 적절치 않다"라고 평했다. 이어 "국가기관은 회의록을 공개함으로써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는 거꾸로 보면 자기 정책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회의록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전제이며 인권위와 인권위원의 수준을 가늠하는 유일한 잣대"라며, "인권위의 폐쇄적 운영을 개선하고 나아가 인권위원들을 검증하겠다"라고 행정소송의 취지를 밝혔다. 한편, 99년 교육부 징계심사위원회 회의록 및 지난해 10월 울산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록의 경우는 이미 공개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