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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다시 시작된 수업, 웃음꽃 핀 에바다학교

복지관에 임시 둥지 마련…구 재단측, 농아원생 수업 참가 막아


에바다학교에 모처럼만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3월 개학 첫날부터 때아닌 조기방학에 들어가는 등 파행을 겪어왔던 학교가 지난 31일 에바다복지관으로 자리를 옮겨 수업을 재개했기 때문.

원 학교건물은 여전히 구 재단측 인사들에 의해 불법점거된 상태여서 복지관 한켠에 임시 둥지를 틀 수밖에 없었지만, 교사와 학생들은 거의 1년5개월만에 제대로 된 수업이 처음으로 이뤄지자 모두들 감격했다. 이 자리에는 1년이 넘게 책상도 없이 바닥에 앉아 수업을 받아왔던 해아래집 학생들은 물론, 경기도교육청이 배치를 보류했던 신입생 12명과 지난해 농아원쪽으로 통학했던 몇몇 학생들까지 총 24명의 학생들과 교사 15명 전원이 모두 모여 새로운 출발을 맞이했다.

신연실 교사는 "교실다운 환경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게 된 것도 기쁘지만, 원 에바다학교와 해아래집으로 나눠졌던 교사들 전원이 함께 모이게 된 것도 의미깊다"면서도 "구 재단측에 의해 복지관으로의 수업 참가를 제지당하고 있는 농아원 아이들도 하루빨리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렵사리 마련한 이 새 보금자리도 침탈의 위험 앞에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지난해 몇 차례 있었던 해아래집 침탈사건처럼, 이번에도 구 재단측 인사들이 농아원생들을 동원해 경비가 허술한 복지관을 침탈, 폭력을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측이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해 놓았지만, 그동안 폭력행위를 방조해 왔던 경찰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 줄지는 의문이다.

구 재단측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태도 역시 학교 정상화에 또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번 법적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학부모들의 의사까지 고의로 묵살하면서 신입생 배치 보류를 결정한 바 있다. 복지관으로의 이전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적극 지지하다 막상 수업이 시작된 이후에는 '농아원생의 수업 결손'을 빌미로 학교측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교사는 "농아원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장본인은 아이들의 수업참가를 가로막고 있는 구 재단측"이라며 교육청의 태도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