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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신분석학, 문화, 정치의 측면에서 본 여성장애인』

폭풍 속의 비행, 여성장애인의 삶


지은이: Michelle Fine 외/ 옮긴이: 김치운 외/ 펴낸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2001년


1994년 겨울 '빗장을 여는 사람들'이란 여성장애인 모임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여성장애인의 목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성장애인의 욕구나 인권 실태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연구결과나 기록물, 이론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장애인의 생활사(生活史)를 심도있게 다룬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여성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그리고 그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무엇이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또 외국에서는 여성장애인이 어떻게 살고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어떠한 활동을 전개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여성장애인들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여성장애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정신분석학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얼마나 왜곡시켜 왔는지, 한 사회의 문화가 여성장애인이 살아가는데 어떤 장벽이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사회적 다수자들이 내뿜는 폭력 앞에 솔직·담백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여성장애인에게 삶이란 마치 '폭풍 속의 비행'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다름을 은폐하지 않고 그것이 존중되는 고리를 담금질하고자 하는 여성장애인들의 힘찬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는 게 이 책이 가져다주는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