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경 압수수색 단행…에바다 정상화에 일대 전기 마련
일주일째 에바다농아원 내 기숙사에 불법적으로 머물고 있던 최성창 전 이사장이 경찰서로 전격 연행됨에 따라, 에바다 정상화 투쟁에 일대 전기가 마련됐다.
3일 오후 1시경, 평택경찰서로부터 지휘권을 넘겨받은 경기도경은 2일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 의거, 기숙사와 본관 건물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경은 건물 외벽에 매트리스를 설치하고 소방차 여러 대를 동원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진입과정에서 일부 직원과 농아원생들이 돌이나 화염병 등을 투척하며 저항할 수 있다는 우려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으나, 다행히 큰 불상사는 없었다.
정문과 후문을 깨며 기숙사 건물에 진입한 경찰은 우선 바리케이드로 설치된 가구들과 벽돌 100여 점 등 위험한 물건들을 끄집어냈다. 현 에바다복지회 이사진의 협조 아래 압수수색이 이뤄진 본관 지하실에서는 식칼 30여 점과 쇠파이프, 각목, 대형 가스통 등이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특히 식칼과 쇠파이프에는 청테이프가 감겨져 있어 이사회는 과거 폭력행사 과정에 사용되던 물건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1시간쯤 지나자, 최 전 이사장과 직원들, 농아원생 등 20여 명이 기숙사 현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수색에 협조해 달라며 버티고 있던 최 전 이사장 등을 설득, 이들을 모두 경찰 버스에 태웠다. 그러나 잠시 후 그동안 구 재단측과의 유착 의혹을 받아왔던 평택 경찰의 개입으로 폭력에 앞장서 왔던 졸업생과 농아원생 10여명은 기숙사에 그대로 남겨졌고, 최 전 이사장과 직원 박미영 씨 등 9명만 평택경찰서로 연행됐다. 반면, 현 이사회의 요청으로 본관에 머물고 있던 노동자, 학생 15명과 에바다학교의 권오일 교사는 전원 경찰서로 이송돼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어 형평성을 잃은 법 집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 전 이사장과 박미영 씨 등은 업무방해와 주거침입뿐 아니라 압수수색 영장 집행 시 저항한 것이 문제가 돼 공무집행방해 등으로도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사회 측은 최 전 이사장 등이 연행됨에 따라 최소한의 불법적 상황은 해결됐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사회는 구 재단측 침탈에 대비해 자체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조속한 시설 개·보수를 거쳐 업무를 정상화하고 구 재단측 서류들에 대한 긴급 감사를 실시해 시설비리 의혹을 밝혀내겠다는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농아원 앞에서는 민주노동당 경기도지부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에바다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지부는 특히 "평택경찰은 최성창의 경찰인가"라며 최 전 이사장을 비호하는 평택경찰을 강력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