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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교회는 신앙의 폭력 멈춰라"

기독청년들, 동성애자 윤현석 씨 추모예배 열어


"이 사회에서는 신앙의 이름 아래 수많은 폭력들이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한국 교회의 적대적 인식과 편견과 차별이 한 신앙인이기도 했던 그의 생애를 옥죄고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점에서, 고인의 죽음은 한국 교회에 의한 타살입니다."

5일 오후 1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아래 한기총)가 위치한 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는 동성애자 고 윤현석 씨 추모예배가 열렸다.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아래 한기연)의 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예배에는 한국기독교학생회총연맹, 동성애자인권연대, 다함께 등의 회원 60여명과 '로뎀나무그늘'의 전우섭 목사, 강남 향린교회 김경호 목사 등이 참석해 지난 4월말 자살한 윤 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이들의 존재 자체를 억압함으로써 윤 씨의 죽음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 보수교단, 특히 한기총을 규탄하는 발언들이 터져 나왔다. 이들이 한기총을 규탄하며 그들의 사과를 촉구하게 된 데에는 윤 씨가 한기총의 동성애 관련 성명에 크게 분노했으며, 유서에도 한기총과 관련된 언급이 있었다는 점이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가 '동성애'를 청소년유해매체 심의기준에서 삭제할 것을 청소년보호위원회에 권고하자, 한기총은 4월 7일자 성명을 통해 "일찍이 동성애로 성문화가 타락했던 소돔과 고모라가 하나님의 진노로 유황불 심판으로 망하였"으며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국가와 사회를 지탱해 나갈 가정의 붕괴뿐 아니라 에이즈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배태하고 있다"며 권고의 철회를 요구한바 있다. 동성애자를 사회적 악이자 '정죄'의 대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7년째 동성애자 교인들과 함께 예배와 상담을 진행해 온 전우섭 목사는 "한국 교회는 잘못된 교리나 교파에 의해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는 이웃들이 없나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교단의 자성을 촉구했다.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는 한국기독교학생회총연맹의 박현정 부의장도 "우리에게는 동성애자들을 욕하고 심판할 자격이 없다"며 "우리 사회와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들을 인정할 때 그들은 차별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씨가 활동했던 동성애자인권연대의 고승우 사무국장은 울먹이며 "사람을 사랑하라는 교리를 전파하는 기독교에서 사람을 죽이는 '유황불의 심판'을 언급했을 때 너무나 분노했다"면서 "한기총의 오만함을 규탄하는 여러분이야말로 진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며 주최측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한기연은 한기총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오는 19일까지 책임있는 조치가 없을 때 2차행동을 벌일 것을 경고하는 사과촉구문을 한기총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