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연행 가혹수사에다 업무복귀각서까지 강요
화물노동자들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약 400여명에 이르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되고 조사받는 과정에서 폭력과 가혹행위가 광범위하게 자행된 것. 이 같은 진상은 3일 밤과 4일 오전 풀려난 조합원들의 진술에 의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화물연대 전북지부 조합원 권모 씨는 지난 2일 새벽 연행되는 과정에서 전투경찰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양팔을 뒤로 꺾인 상태에서 군홧발에 복부를 수 차례 가격 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도 이튿날 군포경찰서로 끌려가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경기중부지회 조합원 김모 씨도 연행 중 발생한 경찰의 폭행으로 인하여 엄지손가락이 골절되어 현재 군포 원광대 병원에 입원치료 중에 있다.
전북지부의 김모 조합원은 경기도 안산의 한 식당 마당에서 동료와 함께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사복경찰과 순찰차 9대에 둘러싸여 24시간 이상 차를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차량에 화물연대의 로고를 붙이고 다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화물연대는 김 씨와 같은 이유로 연행된 다른 조합원들이 수십 명에 이르며, 3일과 4일에도 이 같은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지부의 박모 조합원도 2일 새벽 2시경 차를 몰고 가던 중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박 씨는 "부곡 IC 부근을 지나고 있는데, 갑자기 사복경찰과 전경들 3명이 차에 올라 차를 옆으로 빼라고 다그쳤다. 경찰 차량이 길을 막고 있어 비켜줘야 차를 뺄 거 아니냐고 했더니, 상관으로 보이는 사복경찰이 '이 새끼 연행해'라며 소리를 질렀다. 왜 연행하는지 이유나 알자고 했지만, 경찰들은 답변 대신 다짜고짜 폭언을 해가며 차 밖으로 끌어냈다"며 "법을 어겼다면 달게 처분을 받겠지만, 무슨 이유로 잡아가는지도 말해주지 않는 게 도대체 무슨 법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수사과정에서도 가혹행위는 이어졌다. 경기도 광명경찰서로 연행된 전북지부의 조합원 장모 씨는 식사를 제공받지 못해 꼬박 하루를 굶어야만 했으며, 핸드폰을 빼앗기고 가족들에게 연락조차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전북지부는 "일부 조합원들은 밤중에도 3, 4번씩 불려 다니며 취조당해,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풀려난 조합원들 거의 모두가 경찰에 의해 '업무복귀각서' 작성을 강요받았으며 작성을 거부할 시 풀어주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이 각서에는 '1회 업무복귀 후 확인 도장을 받아 제출할 것'과 '집회 불참 서약' 등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현재 화물연대는 각 지부별로 조합원들에게 가해진 경찰의 폭력과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사례를 취합하고 있으며, 사태가 규명되는 대로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운송하역노조 장원석 법규차장은 "노조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무차별적 강제연행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공권력 남용일 뿐"이라며 노동탄압 행위의 즉각적 중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