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현대사옥 앞, 비정규직 철폐·현중 규탄 집회 열어
24일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아래 연대회의)는 박일수 씨 분신과 관련 현대중공업(아래 현중) 서울사무소가 있는 계동 현대사옥 앞에서 현대중공업을 규탄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현중 하청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박일수 씨가 분신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현중은 "상관없는 일"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현중은 울산지역 곳곳에 유인물을 뿌리며 사태를 왜곡하고, 구사대를 동원해 사내하청노조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집회에서 연대회의 박대규 대표(전국건설운송노조 위원장)는 "오늘의 집회가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국에서 투쟁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라며 '박일수 열사 투쟁'이 울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노동자들이 분열되어선 안된다"며 "진정으로 '노동자는 하나다'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모든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박일수 열사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현중 사내하청노조 조합원 진용기, 조광한 씨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당하게 조합원임을 드러내고 현장에서 공개적인 조합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박일수 열사의 죽음 앞에 침묵한다면, 만천하에 우리 스스로를 노예라고 선언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단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연대회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입장에서 현중 자본의 탄압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공개활동을 선언하는 것은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인간선언이 더욱 값진 것"이라며 지지했다. 현중 사내 하청노조는 기자회견 후 "회사측이 이들에 대해 끊임없는 협박을 가하고, 작업을 시키지 않은 채 계속 사무실에 대기상태로 두었다"고 밝히면서 "명백한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울산과 서울에서 연일 집회와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현중 서울사무소 앞 집회에 이어, 28일 울산에서 영남권 노동자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일수 씨 사망으로 울산을 비롯한 영남지역과 서울에서 시작된 비정규직 철폐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