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숨어있는 날이 아니에요. 앞으로 나와서 축제를 즐겨요" 태풍이 북상하던 지난 19일 오후 종로일대에서 굵은 장대비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무지개' 축제가 개최됐다. 성적 소수자를 비롯하여 차별 받고 소외 받는 모든 이들의 잔치 '제5회 퀴어문화축제-무지개 2004'가 한바탕 펼쳐진 것.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 이란 주제로 시작된 개막행사에는 동성애자, 이성애자, 트렌스젠더, HIV감염인, AIDS환자, 인권사회단체활동가 등 약 3백여 명이 참석해 그야말로 소수자들의 '해방구'이자 '놀이공간'을 만들어냈다.
민주노동당 성적소수자를 지원하는 모임 '붉은 일반' 견명인 대표는 "성적 소수자만의 축제가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들이 나란히 손잡고 살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며 퀴어문화축제가 모든 이들의 것임을 강조했다. 소설가 김연 씨는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사회적인 편견이나 차별로 인해 그 사랑을 제대로 펼쳐나갈 수 없는 것은 사회적 아픔"이라며 "한 부모 가정의 가장으로서 나 역시 사회적 소수자로 성소수자들과 아픔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퀴어문화축제 참석자들은 개막행사 이후 종묘에서 남인사 문화마당까지 퍼레이드를 펼쳤다. 퍼레이드 맨 선두에는 동성애를 상징하는 커다란 '무지개' 펼침막이 앞장섰고, 그 뒤를 대형차량을 통해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 퍼포먼스, 여장을 한 게이들의 춤이 이어졌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이경 사무국장은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세상의 불의에 맞서 함께 싸워나가자"며 퍼레이드 참가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7일부터 24일까지 '바디큐'라는 제목으로 스타일큐브 잔다리에서 전시회를, 25일 민예총 제1강의실에서 '한국에서 동성결혼은 가능한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25일부터 29일까지 아트큐브에서 영화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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