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북 인권 개선 위해 국내 인권단체 머리 맞대

한반도인권회의, 북 인권 주제로 워크숍 개최

북 인권에 관해 남한 인권평화단체의 실천적 논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활동가와 연구자가 한데 모였다. (가칭)한반도인권회의는 9일 '북한인권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동향과 우리의 대응'이란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 북 인권이 실질적으로 증진되기 위해 국내 인권평화단체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전략을 모색했다. 59차·60차 유엔인권위원회(아래 유엔인권위)에서 북 인권결의안이 통과되었고, 미 의회에서 북한인권법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 인권에 관한 관심과 실천은 남한 내 인권평화단체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워크숍은 '유엔 북한인권 결의과정 평가와 향후 전망'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 : 행정부-의회-보수단체 연계'란 두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60차 유엔인권위를 참관, 북 인권결의안이 통과되는 과정에 있었던 좋은벗들 강여경 국제연대부장은 "자유권에 편향되어 있는 북 인권결의안에 대해 사회권 특히 식량권에 관한 내용을 결의안에 포함시키고자 했으나 수정하기에 다소 늦은 감이 있었고, 국제사회 전반에 있는 반북 흐름을 거스르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한 강 씨는 59차에 비해 60차 유엔인권위에서 다양한 남한 인권단체들의 입장을 보여준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유엔인권위에서 로비활동을 할 때 원칙과 입장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정리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유엔인권위가 인권개선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기보다 특정국가를 거론하여 그 나라를 망신 주는 정치적 목적으로 운영되어 온 고질적인 병폐는 오랫동안 비판받아왔다. 강 씨는 "유엔인권위 결의안이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이나 자유법안처럼 북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북 주민의 실질적인 인권개선보다는 정치적 힘 겨루기와 긴장감만 더해 인권개선에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유엔을 활용하여 북 인권의 개선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로 강 씨는 "북이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인권 논의를 하고, 그 창구를 열어주기 위해서 인권고등판무관실과 기술협력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몽골처럼 인권교육프로젝트 등 비정치적인 관점에서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올해 60차 유엔인권위에서 채택된 북 인권결의안은 북을 전담하는 나라별 특별보고관 임명을 주 골자로 하며 임명된 특별보고관은 북 인권에 대해 조사활동을 벌인 후 9월 뉴욕에서 개최되는 유엔 총회와 내년 유엔인권위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한국정치연구회 서보혁 연구위원은 "특별보고관이 문제가 되고 있는 해당국가에 직접 들어가서 정부와 민간단체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관심을 갖고 있는 주변국에 가서 정부나 민간단체를 만나 입장을 청취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국내 민간단체의 역할과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듯 나라별 특별보고관에 대해 인권단체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미얀마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북 정부가 특별보고관의 활동에 실질적인 협조를 하지 않는 한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유엔인권위 결의안에 의해 92년 미얀마 특별보고관이 임명되었으나 미얀마 정부는 협력을 계속 거부했고 이런 악순환은 2004년까지 이어져 12년 동안 미얀마 특별보고관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북 정부가 60차 유엔인권위 결의안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얀마의 전례를 걷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게 이들의 우려이다.

한편, 국내 인권단체들이 북 인권을 둘러싸고 다양한 입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에 대해 서 씨는 "북 인권 개선에 힘쓰고 있는 민간단체들이 북 인권을 바라보는 시각, 접근방향, 해결과제의 우선 순위, 공동프로그램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입장 차이를 최소화하여 상호신뢰와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 씨는 "유엔인권위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 좋은벗들 등이 서로 연대하는 방안은 어렵다. 그러나 주제별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라며 북 인권 개선을 위한 주제별 연대를 제기했다.

'한반도인권회의'는 미 의회가 주도하고 있는 북한자유·인권법안에 대응을 하기 위해 인권평화시민단체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북 인권 문제를 대상화하지 말고, 남한에도 존재하는 인권 문제를 인식한다는 취지에서 '한반도 인권'으로 이름 붙였으며, 북 인권에 대한 관점 및 대안적 해결법에 대한 내용 생산을 목적으로 한다.

◎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 : 행정부-의회-보수단체 연계'는 다음주에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