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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청송 피감호자들, '사회보호법 폐지' 집단 단식농성

국회의 계속되는 파행으로 사회보호법 폐지안이 처리되지 못한 가운데, 청송보호감호소 피감호자들이 2월 임시국회에서 사회보호법 폐지안이 통과되기를 촉구하며 무기한 집단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조식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으며, 200여명의 피감호자들 중 대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진행된 피감호자들의 단식농성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26개 인권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사회보호법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사회보호법 폐지안이 17대 국회 첫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고, 당정협의가 끝났다고 알려졌던 폐지법안의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농성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활동가는 "이번 단식농성의 책임은 정기국회에 이미 150여명 의원의 서명으로 폐지안이 발의되었음에도 정쟁만 일삼다 처리를 임시국회로 넘긴 국회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가두어 두는 것으로 교정행정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사회보호법 폐지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피감호자들이 단식농성에 들어간 또 다른 이유는 가출소 심사의 형평성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출소 여부가 '감호소 안에서 얼마나 착실하게 생활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범죄를 저질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 인권운동사랑방 유해정 상임활동가는 "이중 처벌이라는 비난 속에서 법무부까지 사회보호법 폐지를 동의한 마당에 피감호자들을 계속 붙잡아 두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처사"라며 "사회보호법이 아직 폐지되지는 않았지만 1년이 지난 사람은 누구나 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기준에 따라 이에 부합한 사람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출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의 사각지대인 청송감호소에서 곡기를 끊어가며 반인권악법으로 맹위를 떨쳐오던 사회보호법을 폐지하라는 피감호자들의 절박한 외침은 지난해 국회에서도 철저히 외면 당하며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회보호법 폐지를 향해 새해 벽두를 단식농성으로 시작하고 있는 피감호자들의 절실한 요구가 이번에는 다가오는 임시국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