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선교원 문제는 지난달 9일 조건부신고복지시설 생활자 인권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준, 아래 시설공대위)와 장향숙 의원(열린우리당)의 기습 방문조사로 세상에 알려졌으나 다음날 새벽 의문의 화재로 전소됐다. 이후 시설공대위는 조사결과 최 원장이 △생활자들에게 적게는 1백만원에서 많게는 3천만원까지 도합 2억5천여만원의 입소금을 받아 가로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액 통장을 일괄 관리하면서 한 해 2억원에 이르는 수급액을 갈취했으며 △생활자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만들어 써 생활자 다수를 신용불량자로 만들었고 △허가 받지 않은 시설에 정신장애인을 정신과전문의 진단조차 없이 수용했다며 지난달 15일 수원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최 원장의 구속에 대해 18일 시설공대위는 논평을 통해 그동안 경찰과 검찰은 "사회복지시설장이 '소위 좋은 일한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해서까지 면죄부를 부여하고, 오히려 피해를 호소하는 시설생활자들의 진술을 무시해" 왔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검찰과 법원은 엄중한 법집행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인권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더 이상 사회복지시설이 법의 사각지대로 남지 않도록 애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설공대위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미 지난달 24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연행되었으나 검찰의 증거보강 지시에 따라 풀려났다. 이후 그는 화재보상금을 받아 바울선교원을 다시 운영하겠다고 공언하며 흩어진 수용자들 가운데 6명을 불타버린 시설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모아 재기를 준비했다. 최 원장은 이 과정에서 따로 방을 얻어 독립생활을 시작한 정신지체 장애인 염 아무개 씨를 납치하듯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물의를 빚었다. 게다가 최 원장은 수급액 횡령 혐의로 고발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주소를 옮긴 수용자들의 수급신청을 다시 하러 다니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장의 남편인 노 아무개 씨는 지난달 17일 여성 수용자 성폭행 등의 혐의로 이미 구속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