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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인권정보자료] 어린이와 함께 튼튼한 인권세상을 짓자

만화로 읽는 13편의 인권이야기 -『뚝딱뚝딱 인권짓기』



지은이: 인권운동사랑방/ 그린이: 윤정주/ 펴낸곳: 야간비행/ 펴낸날: 2005년 4월

"혹시 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만한 인권책 없어요?" 어린이들에게 인권 의식과 감수성을 길러주고 싶어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은 자주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럴 때마다 대답이 궁해질 수밖에 없는 게 지금까지의 국내 출판현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를 위한 인권만화책이 세상에 나와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처럼 반갑기 그지없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교육실이 어린이 교양 만화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한 13편의 인권이야기를 묶은 『뚝딱뚝딱 인권짓기』는 재미있는 만화와 그림을 통해 어린이들이 인권과 동무가 될 수 있게끔 안내한다. 차별, 표현, 환경, 장애, 놀이, 건강, 민주주의, 교육, 폭력, 복지, 사생활, 평화, 위계질서 등 어려워보이는 주제들에 어린이들이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

주제별 에피소드와 일상의 장면 장면들, 때로는 굵직굵직한 인권사건들을 따라 글과 그림을 읽어가다 보면, 어린이들은 인권이 뭔지 나아가 인권이 가만히 있어도 그냥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함께 가꾸고 보살펴야 할 존재임을 알게 된다. 어린이들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적어볼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어 인권과 동무가 되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두가 인권을 공기처럼 고르게 누리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게끔 한다.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시에 어린이들의 행동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장의 끝에는 관련 어린이들의 고민과 답글도 실려 있어 어린이들의 구체적인 삶에서 인권이 어떤 의미인지를 되짚어보게 한다. "엄마가 남동생만 좋아해요", "아빠가 무시해요", "이번 운동회 때는 엄마가 왔으면 좋겠어요", "내 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내 일기장을 몰래 봐요" 등 어린이들의 다양하고도 진지한 고민과 답글을 읽다 보면, 인권이 멀리 다른 세계나 어른들의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또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접받고 있거나 구조적 문제를 자기만의 아픔으로 생각하고 끙끙거리고 있을 어린이들에게 힘도 불어넣어 준다.

어렵고 큰 주제들을 짧은 분량 안에 소화하다 보니 어린이들의 호흡보다 설명이 빠르고 어린이들의 삶 속으로 충분히 밀착해 들어가지 못한 점은 아쉽다. 어른들이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궁금한 점을 더 찾아보고 대화를 나눈다면, 여러 어린이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토론 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책은 더 좋은 읽을거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